“소리와 호흡, 울림을 통해 스스로를 감각하고 현재로 돌아오는 명상적 여정이 됐길 바랍니다.”
서울의 전통문화와 웰니스 관광을 결합한 ‘월드 웰니스관광페어 인 서울 2026’이 막을 올렸다. 공식 개막행사는 명상음악 아티스트 그룹 ‘숲의그림자’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펼친 공연으로, 전통 악기인 가야금과 생황에 더해 싱잉볼, 시드차임 같은 힐링 악기 연주가 어우러졌다. 그룹의 리더 박설아 소리명상예술가는 “서로 다른 악기와 사람의 소리가 하나의 호흡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 타인, 주변의 공간과 연결되는 경험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실장, 김병민 서울관광재단 대표, 김진국 의료관광진흥협회장, 권예리 JW메리어트 제주 이사 등 내빈이 모인 가운데 숲의그림자는 한국 전통의 정서를 품은 ‘몽금포타령’을 비롯해 ‘계면가락 도드리’ ‘달에 꽃이 피네’ 등 창작곡도 연주했다. 특히 명상 어플리케이션 무아(MUA)의 음악 콘텐츠 중 ‘케렌시아’ 테마에 수록된 음악을 선보였다.
이날 모두 8가지의 악기들이 하모니를 이뤘다. 12현의 전통 가야금을 개량한 25현 가야금, 생황, 방짜유기로 만든 커다란 징 형태의 공, 7가지 크기의 방짜유기 싱잉볼(좌종·정종), 샤먼북, 씨앗의 껍데기끼리 부딪치며 소리를 내는 시드차임, 레인스틱, 오션드럼 등이 사용됐다.
가야금은 섬세하면서도 깊은 울림과 여백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선율뿐 아니라 즉흥적인 연주를 통해 명상적 흐름을 만들었다. 아울러 여러 개의 관이 동시에 울리며 화음을 만드는 생황은 공간을 감싸는 듯한 독특한 음색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방짜유기 싱잉볼은 깊고 묵직한 울림과 긴 잔향이 인상적이었으며, 크리스탈 싱잉볼은 맑고 투명한 음색과 긴 공명을 통해 풍부한 배음과 공간감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차임, 쉐이커, 드럼 같은 힐링 악기가 자연의 질감과 리듬을 더했다.
또한 인위적으로 조성한 소리가 아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리를 일컫는 앰비언트 사운드는 각각의 악기에서 만들어지는 소리를 하나의 넓은 사운드 공간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보이스 테라피는 호흡, 모음, 허밍, 즉흥적 보이스를 통해 악기와 악기 사이를 이어 관객이 음악을 머리로 해석하기보다 몸과 감각으로 경험하도록 도왔다.
박 리더는 “숲의그림자의 음악은 한 악기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문화와 재질을 가진 소리들이 만나 하나의 호흡과 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오늘 관객 분들이 공연을 관람했다기보다 잠시라도 소리 안에서 쉬어갔다고 느끼셨다면 가장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명상음악 공연은 일반 음악공연과 비교하면 다소 생소한 분야다. 숲의그림자의 공연을 즐기는 팁을 묻는 질문에 박 리더는 ‘무엇을 들어야 할까’보다 ‘어떻게 듣고 있는가’를 느껴보라고 답했다.
그는 “음악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듣는 성품’이다. 이는 단순히 귀로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소리가 일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을 의미한다”며 “과거나 미래에 머물던 마음이 하나의 소리에 온전히 머무는 순간, 자연스럽게 지금 여기의 나를 만나게 된다. 그것이 명상의 시작이자 숲의그림자가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듣는 성품”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공연 때 여러 악기를 한꺼번에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순간 마음이 가는 하나의 소리를 선택해 그 소리가 시작되고 사라질 때까지 따라가도 좋다”며 “소리를 판단하거나 해석하기 전에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나 자신의 호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몸에서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도 가볍게 살펴보는 것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문화재단이 선정한 올해의 ‘K-아티스트’이기도 한 박 리더는 이날 저녁 북촌한옥마을 아모르나폴리 안국점에서 ‘방짜유기 사운드 배스’ 프로그램도 단독으로 진행했다.
◆명상음악 아티스트 그룹 ‘숲의그림자’는…
2021년부터 활동 중인 숲의그림자는 공연의 주제와 음악적 구성에 따라 각 분야의 아티스트가 함께한다. 그간 국립극장·국립민속국악원·국립전주박물관 등 문화예술기관과 삼성인력개발원·CJ 등 기업에서 명상공연 및 프로그램을 펼쳐왔다.
박 리더는 “숲의그림자라는 그룹명은 숲이 주는 편안함과 고요함, 그리고 우리가 평소 쉽게 바라보지 못했던 내면의 감정과 마음의 결까지 함께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듯, 밝은 모습뿐 아니라 내 안의 다양한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소리를 통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경험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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