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100점 주고 싶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AG 야구 결승전에서 3-1로 일본을 꺾었다. 선발 투수로 나선 곽빈은 111구를 던지며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혼신의 역투였다. 곽빈은 대만전 6이닝 무피안타에 이어 이날도 4회까지 안타를 허용하지 않아 대회 10이닝 연속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5회 첫 안타를 2루타로 내줬지만 실점 없이 넘겼고, 6회도 삼자범퇴로 막았다. 7회엔 1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교체 당시 머리를 쓸어 넘기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는데, 비가 눈물처럼 보여 화제가 됐다. 그는 “안 울었다”고 설명했다.
마음속 짐을 덜었다. 곽빈은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대회 전 담 증세로 어려움을 겪었고,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는 불펜에 대기했으나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병역 혜택을 받았으나 마음 한편에 빚이 남아있었다. 갚기 위해 이번 대회에 나섰다.
당시 문동주가 한국의 중요한 경기들을 책임졌다. 곽빈은 “계속 느꼈던 부분인데, (문)동주에게 정말 미안했다. 이 자리에 와보니까 동주가 어린 나이에 정말 큰 짐을 들고 있었다고 느껴진다. 지금도 미안하고 고맙다”며 “이젠 내가 그 역할을 잘 이겨낸 것 같아서 마음에 있던 한이 풀린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숙제를 푼 느낌이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한국 솔직히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 다 어리다. 그렇기에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질책보다는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시면, 우리 야구가 무조건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가 우천 속에 진행돼 어려움이 많았다. 곽빈은 “비도 오고 경기 준비하면서 열감도 올라왔다. 심박이 빨리 올라야 하는데 날씨도 춥더라”며 “1회 때 공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다. 벤치에선 ‘신경 쓰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만 해라’고 했다.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7회 때 바통을 조병현이 이어받아 이닝을 무사히 막아냈다. 곽빈은 “정말 고맙다. 그때가 내 마지막 힘이었던 것 같다”며 “병현이가 뒤에 나와서 도와줘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동료들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다. 곽빈은 “부담될 정도로 도와줬다. (소)형준이가 ‘형, 마사지해 드릴까요? 뭐 기다리세요? 제가 갈게요’라고 하며 챙겨주려고 했다. 오히려 그게 부담이 됐다”고 웃은 뒤 “햄버거를 사다 주거나 하진 않았다. 내가 직접 주문했다. 괜히 그런 거 시키고 못 던지면 애들을 평생 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조용히 혼자 했다”고 말했다.
이제 시선을 두산으로 옮긴다. 곽빈은 “오늘 졌다. 그래도 우리가 가을야구는 거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부상 없이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면서 “빨리 회복해서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요하시=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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