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까지 아낀다고요? 지속가능한 대회 맞나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이 준비 부족을 비용 절감으로 포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하다하다 이젠 선수들이 피땀 흘려 얻은 메달과 상장까지 아끼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황당한 사례는 수영에서 먼저 나왔다. 이번 대회 계영 종목에서는 결선에 출전한 선수들에게만 실물 메달을 지급했다. 결선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예선에 참가해 공식적으로 출전한 선수에게는 메달을 지급하지 않았다. 김민섭(경북체육회)이 대표적이다. 남자 계영 400m와 800m 예선에 출전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결선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실물 메달을 받지 못했다. 공식 기록에는 엄연한 AG 은·동메달리스트로 남지만 목에 걸 영광의 증표는 없다. 개인전인 접영 200m서 동메달을 따지 않았더라면, 빈손으로 돌아갈 뻔했다.
조직위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내린 결정이 아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다. OCA 헌장에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며, 국제경기연맹의 기술 규정을 따르도록 명시한다. 세계수영연맹은 계영 예선 또는 결승에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 메달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심지어 메달 자체도 ‘짠물 운영’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번 대회 금메달에 포함된 금은 단 1g이다. 항저우 대회 금메달에 금 6g이 포함됐던 것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웃지 못할 장면도 나왔다. 여자농구 이해란(삼성생명)은 금메달을 깨물었다가 깜짝 놀랐다. 표면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이해란은 “생애 첫 금메달이라 한번 깨물어보고 싶어서 해봤는데 금이 갔다”고 말했다.
상장도 예외가 아니다. 종이 상장 대신 디지털 파일을 제공한다. 선수가 직접 출력해야 한다. 메달과 상장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다. 수년간 흘린 땀의 결과이자 선수 생활이 끝난 뒤에도 간직할 추억이다. 하지만 조직위는 ‘셀프 출력’으로 그 의미마저 퇴색시키고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속 가능한 대회를 강조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선수촌, 셔틀, 식사 등 기본적인 숙식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마저도 모자라 선수들이 일군 결실마저 절약의 대상이 됐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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