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서울 주요 고궁이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복궁과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서울 4대 고궁을 찾은 관람객은 총 1426만9981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1272만2348명보다 약 12.2% 증가한 규모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대 고궁을 방문한 외국인은 409만7930명으로 전년(306만5856명)보다 약 33.7% 늘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1년 5만9125명과 비교하면 약 69배에 달한다. 2022년 50만1296명, 2023년 191만9188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최근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곳은 경복궁이다. 지난해 경복궁 방문객은 총 688만6650명으로 전년 대비 6.8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278만3998명으로 전년보다 37.34% 늘었다. 경복궁 한 곳에만 4대 고궁 전체 외국인 관람객의 약 68%가 집중된 셈이다.
다만 고궁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관람료 수입은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다. 방문객 증가가 문화유산 관리에 필요한 재정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기존 관람료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전체 관람객은 1781만4848명이다. 이 가운데 약 69%인 1229만명이 무료로 입장했다. 전체 관람객은 전년보다 12.9% 증가했지만 유료 관람객은 5.2% 감소했고, 관람료 수입 역시 4.1% 줄었다.
관람객이 많아질수록 시설 유지·보수와 청소, 안전관리 등에 투입되는 비용은 늘어난다. 그러나 현행 고궁 관람료는 2005년 이후 21년째 동결돼 있어 문화유산의 가치와 관리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성인 기준 경복궁과 창덕궁의 관람료는 각각 3000원이고, 덕수궁과 창경궁, 종묘 및 조선왕릉은 1000원에 불과하다.
해외 주요 문화유산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국가유산기획평가원이 주요국 문화유산 관람료를 비교한 결과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은 약 5만2510원, 영국 버킹엄 궁전은 약 11만7600원으로 조사됐다. 중국 자금성과 일본 교토 니조성 역시 각각 약 1만1780원과 6860원이다.
한국성과연구원이 국민 66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관람료 인상에 찬성했고, 반대는 19%에 그쳤다. 국민이 생각하는 적정 관람료는 고궁 평균 9203원, 능원 평균 7196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구체적인 요금 체계 개편을 두고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서로 다른 관람료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이 많았다. 동일 요금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전문가 60%, 일반 국민 58%로 조사됐다.
정부는 오는 11월 새로운 관람료 기준을 발표하고 내년 1월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상 폭과 감면 대상, 내·외국인 차등 적용 여부 등을 둘러싼 논의가 남아 있어 실제 시행 일정은 유동적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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