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품에 안고 눈물 펑펑… 마지막 마운드 선 벌랜더, 21년 대장정 마침표

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했던 백전노장 투수 저스틴 벌랜더(43·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가족과 팬들의 박수 속에 21년 빅리그 여정을 마무리했다.

 

벌랜더는 27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2실점 1볼넷 6탈삼진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91개였다.

 

마지막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6회 초 상대 팀 선두타자 브랜던 로의 파울 뜬공이 잡힌 뒤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왔다. 하지만 먼저 마운드로 향한 이는 벌랜더의 7세 딸 제네비브였다.

 

아버지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제네비브가 달려와 품에 안기자 벌랜더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동료들도 마운드로 나와 작별 인사를 건넸다. 벌랜더는 딸의 손을 잡은 채 기립박수를 보내는 홈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사진=MLB 유튜브 캡처
사진=MLB 유튜브 캡처

 

더그아웃 앞에서는 아내 케이트 업튼과 한 살배기 아들 벨러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벌랜더는 가족과 포옹한 뒤 동료들과 차례로 손을 맞잡으며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2005년 7월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21시즌 동안 통산 266승159패, 평균자책점 3.33을 아로새겼다. 탈삼진은 3560개로 MLB 역대 8위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스타에 10차례 선정됐고 사이영상도 세 번 품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으로는 2017년과 2022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벌랜더는 정규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사이영상을 모두 받은 역대 두 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2022년에는 39세의 나이로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하며 세 번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사진=디트로이트 타이거즈 SNS 캡처
사진=디트로이트 타이거즈 SNS 캡처

 

현역 마지막을 예고한 올 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엉덩이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대부분을 뛰지 못했고 이날 경기는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이자 지난 3월30일 이후 처음 오른 마운드였다.

 

동료들도 극적인 승리로 벌랜더의 마지막 등판을 장식했다. 디트로이트는 2-3으로 뒤진 9회 말 2사에서 에두아르도 발렌시아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려 4-3으로 역전승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코메리카파크에는 벌랜더를 향한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동료들 역시 1회 그가 홀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도록 더그아웃에 남아 그에게 무대를 내주는 등 의미 있는 순간을 안겨줬을 정도다.

 

21년의 여정도 그렇게 처음 빅리그에 발을 내디뎠던 디트로이트에서 끝을 맞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퇴장이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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