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패기가 정상에 닿았다. 이주영, 김승우(이상 연세대), 이동근(고려대), 구민교(성균관대)로 이뤄진 한국 3x3 남자 농구 대표팀이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를 올렸다.
한국 3x3 남자 농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AG)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길태 감독이 이끄는 3x3 농구 대표팀은 25일 일본 긴조후토역 광장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AG 3x3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카타르를 19-10으로 제압했다.
경기 후 만난 이동근은 “승우, 민교, 주영이, 감독님, 트레이너 선생님과 같이 1년 동안 준비해 왔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어서 기쁘고 보람차다”고 돌아봤다. 김승우는 “우리가 한 목표를, 꿈을 갖고 정말 힘들게 노력했다. 누구보다 우리가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팀원들 모두 부상 없이 이번 대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미소 지었다. 구민교 역시 “긴 준비 기간이었는데 다같이 똘똘 뭉쳐서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3x3 농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 AG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이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카르타·팔렘방서 은메달을 땄으나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선 빈손으로 돌아섰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첫 금메달을 수확, 아시아 챔피언이 됐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이 신고한 13번째 금메달, 한국의 역대 AG 통산 800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이주영이 팀 내 최다인 9점을 올린 가운데, 김승우(5점 4리바운드), 이동근(3점 6리바운드) 등도 힘을 보탰다.
앞서 코트에서 ‘죽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동근은 “코트에서 죽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근데 이렇게 기뻐하는 걸 보니 나는 아직 힘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들은 이주영은 “나는 죽을힘을 다했다. 10번 선수가 에이스라 내가 득점을 못해도 그 선수만큼은 진짜 괴롭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애들에게 좀 미안하다. 그 선수를 마크하고 나서 애들에게 교체를 자주 해달라고 했다. 정말 잘 버텨줬다”고 공을 돌렸다.
대표팀은 약 1년간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냈다. 대학리그, 대학 생활을 병행하면서도 국제농구연맹(FIBA) 3x3 아시아컵, 대한민국농구협회(KBA) 프라임리그, FIBA 23세 이하(U-23) 네이션스리그 등 국내외 각종 대회에 출전하며 AG를 준비했다. 특히 지난 4월 아시아컵 땐 이주영이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투혼을 발휘해 준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이주영은 “과정이 어려웠다기보단 대학교 4학년이면 다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주변에서 힘든 스케줄이라고 하긴 했지만 우리 콘센트가 ‘말도 안 되기’다. 이번 한 시즌 정말 말도 안 되게 달려와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웃었다.
800번째 금메달에 대해 이주영 “한 번밖에 못 하는 거다. 이제껏 한 번도 800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한 적이 없었는데, 앞으로 죽을 때까지 800이라는 숫자가 행복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웃었다.
프로 무대를 꿈꾸는 4인방에게 이번 금메달은 국위선양과 더불어 선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되는 병역 특례를 받는다. 김승우는 “사실 금메달이 중요하다 보니 (병역 특례에 대한) 생각은 크게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간을 벌었으니,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또 대한민국 농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인방은 이제 가족이 됐다. 이주영은 “우리 은퇴하면 3x3 동호회 뛰려고 한다. 중간중간 여행도 가고 가족처럼 지낼 것”이라면서 “다음에 함께 5대5 농구대표팀으로 차출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승선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우는 “(동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웃었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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