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국제종합대회 개인전 금메달과 연이 없었다. 펜싱 여자 에페 ‘에이스’라 불리지만,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아시안게임(AG)이나 올림픽 금메달과 거리가 멀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AG를 앞두고 칼을 더 예리하게 갈았다. 결국 모두를 무찌르고 ‘아시아 최고 검객’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송세라의 목에 걸린 금메달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송세라는 2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끝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티카나 키리아(싱가포르)를 15-8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송세라의 국제종합대회 개인전 첫 우승이자, 한국은 이 종목 3연패다.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정말 행복하다.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도움이 됐다는 것에 더 뿌듯함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금메달과의 끈끈한 인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송세라는 번번이 국제종합대회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2022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대표팀 선배 최인정에게 패해 은메달을 땄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2024 파리올림픽 땐 모두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2022년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차지하며 세계를 제패했으나, 마음속 한구석엔 메이저 대회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남았다. 이번 우승으로 단번에 털어냈다.
송세라는 “두 번째 AG인데 전 대회에선 선배에게 1점 차로 졌다. 아쉬움이 생각보다 오래가더라. 그래서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 사실 그 과정이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기쁘다”며 “메이저 대회 개인전 금메달이 없어서 따고 싶은 마음도 굉장히 컸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기도 했다. 세계선수권과는 또 다른 느낌이지 않나. 없는 금메달 맛을 보고 싶어서 좀 독하게 했다”고 미소 지었다.
물론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8강부터 4강까지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탕진야오(중국)와 마지막 한 점까지 다툰 끝에 15-14로 이겼다. 준결승에서도 데라야마 다마키(일본)를 15-14로 어렵게 꺾었다. 송세라는 “대진표를 보고 쉽지 않은 상대들이라 긴장을 좀 많이 했다. 그래도 스스로 ‘집중하자’고 혼잣말을 되뇌었다. 그리곤 자신 있게 했다”며 “4년 전엔 20대라 패기로 했다면 지금은 30대가 돼서 펜싱을 좀 더 성숙하게 하고 있다”고 웃었다.
송세라의 시선은 이제 25일 열리는 여자 에페 단체전으로 향한다. 이번 대회 2관왕과 함께 한국의 단체전 2연속 우승을 노린다. 이혜인(울산시청), 임태희(계룡시청), 양승혜(한국체대)와 함께 출전한다. 그는 “사실 메달을 땄을 때 기분이 가장 좋은 건 단체전이다. 같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거에 큰 의미가 느껴진다”며 “끝까지 큰 힘이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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