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는 없다’ 곽빈이 잡은 운전대…6이닝 노히트 10K로 대만 제압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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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구가 포수 미트에 꽂힐 때마다 형형색색의 유니폼이 들썩였다. 두산뿐만 아니라 한화, KIA 등 KBO리그 10개 구단 유니폼을 입고 일본 오카자키까지 찾은 팬들이 한목소리로 곽빈의 이름을 힘껏 외쳤다. 평소 응원하던 팀의 타선을 잠재울 땐 야속했던 강속구가, 대만 타자들의 방망이를 묶자 이보다 든든할 수 없었다. 이날 곽빈은 모두의 에이스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만을 5-0으로 꺾었다. 선발 곽빈이 6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공 90개를 던져 볼넷 2개만 내주고 삼진 10개를 솎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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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거침없었다. 장발을 휘날리며 마운드에 선 곽빈은 1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선두타자 천천웨이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양쩐위와 황웨이성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속 157㎞에 이르는 직구에 대만 타자들의 반응이 늦었다. 방망이를 내보지도 못한 채 삼진을 당하자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

 

위기에서도 구위는 빛났다. 1-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뒤 폭투를 던져 무사 2루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후에도 대만 타선에 빈틈을 내주지 않은 채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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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BO리그에서 보여준 위력을 국제무대에서도 펼쳤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곽빈은 9년 차인 올해 26경기에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2.26을 써냈다. 빠른 공에 안정적인 제구를 더해 리그 정상급 우완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까다로운 조별리그 상대인 대만을 맞아 한국이 첫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힘찬 역투로 증명했다.

 

‘합법적 병역 브로커’를 예고한다. 곽빈은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대회 전 담 증세로 어려움을 겪었고,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는 불펜에 대기했으나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병역 혜택을 받았으나 마음 한편에 빚이 남아있다. 더이상의 무임승차는 없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만큼 직접 운전대를 잡고 5연패를 이끈다는 각오다.

 

곽빈의 의지에 타선도 힘을 보탰다. 2회 박재현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고, 7회 박준순의 적시 2루타와 조형우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했다. 8회에는 노시환의 희생플라이에 이어 대타 윤동희의 솔로포가 터져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승리 후 환하게 웃는 한 모녀가 눈에 들어왔다. 곽빈의 이름과 등번호 47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나란히 입고 있었다. 나고야역에서 열차로 30분, 다시 셔틀버스로 20분을 달려야 닿는 외곽 경기장.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찾아온 팬에게 곽빈은 아깝지 않은 하루를 선물했다.

 

한편 류지현호는 22일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태국을 상대로 대회 5연패를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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