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만나는 예술가의 삶…뮤지컬 ‘브람스’ 개막

뮤지컬 ‘브람스’
뮤지컬 ‘브람스’

 

음악가 브람스라는 인물을 들여다보는 뮤지컬 ‘브람스’가 막을 올렸다.

 

‘브람스’는 지난 19일 서울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개막했다.

 

무대는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를 연상시킨다. 캔버스 프레임 안에는 브람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슈만 부부의 집이, 바깥에는 화가 막스 클링거의 화실이 자리한다. 브람스가 살아가는 세계와 그의 삶을 바라보고 기억하는 막스의 세계가 한 무대에서 교차하는 구조다.

 

작품은 브람스의 생애를 시간 순서대로 훑는 대신 그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 브람스의 음악을 사랑했던 예술가 막스 클링거를 한 무대에 불러들인다.

 

 

1853년 젊은 브람스의 재능을 알아본 슈만은 그의 가능성을 세상에 알렸다. 이후 브람스와 슈만 부부의 관계는 그의 삶과 음악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브람스에게 슈만은 자신의 음악을 일찍 인정해준 음악가이자 스승이었고, 클라라는 평생 음악적 교류를 이어간 특별한 동료였다.

 

작품은 이들의 관계를 단순한 삼각관계로 풀어내기보다 브람스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상실하면서 자신의 삶과 음악을 선택해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막스 클링거 역시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독일의 화가이자 조각가였던 클링거는 실제 브람스의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1894년 판화 연작 ‘브람스 판타지’를 통해 그의 음악을 시각예술로 표현했다.

 

뮤지컬은 이러한 실제 관계에서 출발해 브람스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만든다. 캔버스 안에서 브람스의 시간이 펼쳐지는 동안 그 바깥의 막스가 그의 음악과 삶을 바라보면서 관객 역시 누군가의 기억과 시선을 통해 다시 그려지는 브람스를 만나게 된다.

 

무엇보다 작품의 중심에는 음악이 있다.

 

브람스와 슈만, 클라라의 실제 음악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새롭게 만든 넘버들은 단순히 인물의 감정을 설명하는 배경으로 머물지 않는다. 브람스의 젊은 열망과 슈만의 불안, 클라라가 감당해야 했던 삶, 세 사람 사이에 말로 규정하기 어려운 감정이 음악을 통해 이어진다.

 

한 인물의 선율이 다른 인물의 목소리와 겹치면서 관계의 의미가 달라지는 구성도 특징이다. 같은 넘버를 서로 다른 장면과 시선에서 부르며 각 인물이 품은 감정을 하나의 음악 안에 겹쳐 놓는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음악에도 상당한 변화를 줬다. 음악감독 휘(박병건)를 중심으로 전곡을 재정비하고 상당수 곡을 새로운 넘버로 교체했다. 전곡 오케스트레이션 편곡도 거쳤다. 피아노와 현악을 중심으로 19세기 낭만주의의 정서를 살리는 동시에 배우들의 목소리와 감정이 중심에 놓이도록 구성했다.

 

 

배우들은 같은 인물을 서로 다른 색깔로 표현한다. 브람스 역에는 오승윤·태호·홍주찬, 슈만 역에는 박진우·이시강, 클라라 역에는 조승희·조은샘, 막스 역에는 김담현·김찰리가 출연한다.

 

브람스의 갈등과 선택, 슈만의 예술가적 불안, 클라라의 강인함과 연민, 막스가 브람스를 바라보는 동경은 배우들의 서로 다른 음색과 감정을 거쳐 무대 위에서 구체화된다.

 

한 젊은 음악가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흔들리고 상실하면서 결국 자신의 음악으로 살아가는 과정. 브람스가 남긴 음악에서 출발한 선율을 새로운 뮤지컬의 언어로 옮긴 ‘브람스’는 음악을 통해 한 예술가의 삶을 다시 들여다본다.

 

‘브람스’는 오는 10월25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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