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네임의 유효기간과 한계] “본업만큼 잘나가요”…스타의 취향, ‘대박 브랜드’ 됐다

연예인의 인지도와 팬덤을 발판 삼아 주류·식품·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박재범, 허경환. 출처=원스피리츠, 뉴시스
연예인의 인지도와 팬덤을 발판 삼아 주류·식품·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박재범, 허경환. 출처=원스피리츠, 뉴시스

 

연예인의 이름이 간판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있다. 팬덤과 인지도를 등에 업고 사업에 뛰어든 스타 가운데 일시적인 화제에 그치지 않고 탄탄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며 시장에 안착한 사례도 잇따른다.

 

과거 연예인 사업이라고 하면 음식점이나 카페 등 외식업 위주로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 영역은 더욱 넓어졌다. 주류부터 식품, 패션 등 자신의 취향이나 전문성을 살린 브랜드를 직접 만들고 경영에 참여하는 스타들이 등장했다.

 

◆술에 취향 담은 박재범·성시경

 

가수 박재범과 성시경은 자신의 평소 이미지와 취향을 주류 사업으로 연결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박재범은 2021년 주류업체 원스피리츠를 설립하고 이듬해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를 선보였다.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회사를 세우고 제품 기획부터 제조까지 관여했다.

 

출시 직후에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이 벌어졌고 편의점에서도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이후 생산량을 확대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으로 판매처를 넓혔고 미국·홍콩·태국 등 해외시장까지 진출했다.

 

성시경 역시 2024년 자신의 이름 한 글자를 딴 주류 브랜드 ‘경’을 내놓고 탁주를 출시했다. 평소 애주가로 알려진 데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식가 이미지를 쌓아온 만큼 주류 사업과의 연결도 자연스러웠다.

 

가수 성시경. 사진=에스케이재원
가수 성시경. 사진=에스케이재원

 

제품 개발 과정에서 50종이 넘는 술을 맛보고 샘플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힐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거쳤고, 출시 초기 준비 물량이 잇따라 동났다. 올해 들어서도 편의점 예약 판매에 소비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단순히 이름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직접 개발에 참여하면서 제품 자체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특히 스타가 기존에 쌓아온 이미지가 사업에서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평소 이미지와 동떨어진 분야에 이름만 얹기보다 대중이 이미 스타에게 기대하고 있는 취향과 전문성을 상품으로 연결했다는 점이 성공 요인이다.

 

박재범에게는 힙합과 젊은 문화가, 성시경에게는 음식과 술에 대한 관심이 브랜드의 서사가 됐다. 연예인의 일상과 취향을 접해온 팬들에게는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스타가 구축한 세계관을 경험하는 소비가 되는 셈이다.

 

◆300만원으로 시작해 누적 매출 3000억원

 

방송인 홍진경. 사진=뉴시스
방송인 홍진경. 사진=뉴시스

 

식품업계에서는 방송인 홍진경이 연예인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04년 어머니의 손맛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김치 사업을 시작한 그는 20년 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연예인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상품을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것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시절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작은 자본금 300만원이었다. 처음에는 모델 출신 방송인이 김치를 판다는 사실 자체가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었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이끈 것은 제품이었다. 사업은 김치에서 그치지 않고 만두와 각종 가정간편식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종합 식품 브랜드로 영역을 넓혔다. 홍진경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2023년 초 기준 누적 매출은 3100억원을 넘어섰으며 연평균 매출도 약 180억원 규모다.

 

사진=허닭
사진=허닭

 

개그맨 허경환도 닭가슴살로 대박을 터뜨렸다. 2010년 닭가슴살 전문 브랜드 허닭을 설립한 그는 당시 몸짱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렸던 자신의 이미지와 닭가슴살이라는 상품을 연결했다. 허경환은 이름만 내건 ‘바지사장’이 되는 것에 거부감이 들어 직접 경영에 뛰어들었다. 사업은 볶음밥과 도시락 등 간편식으로 영역을 확대했고 더욱 승승장구했다. 

 

사업 도중 동업자에게 27억원대 사기를 당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허닭은 업계 대표 업체로 큰 성공을 거뒀고, 2022년 간편식 전문 기업에 약 1000억원 규모로 매각됐다. 2024년 매출은 약 390억원에 달했다. 다만 합병 이후에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광고모델로만 연을 맺고 있다. 허경환의 사례는 연예인이라는 인지도로 상품을 알린 뒤 사업 자체의 규모를 키워 기업 인수합병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단순한 스타 마케팅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스타의 취향도 브랜드가 된다

 

강민경 인스타그램
강민경 인스타그램

 

평소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패션과 인테리어에 대한 취향을 꾸준히 보여온 강민경은 2020년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비에무아를 론칭했다. 출발부터 강민경의 취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의류뿐 아니라 가방과 액세서리, 생활용품 등을 선보이며 단순한 연예인 의류 쇼핑몰보다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했다. 휴대전화 액세서리 폰놉은 한정판이 출시될 때마다 품절되는 등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론칭 이후 자사몰 회원 수는 6만명을 넘어섰고 2022년 연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2023년 진행한 팝업스토어에는 약 3만명이 방문해 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론칭 초기 일부 제품의 높은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고 2023년에는 직원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업을 지속하면서 오프라인 매장과 상품군을 확대했다는 점에서는 스타의 취향이 독립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들의 성공에는 연예인이라는 유명세에만 기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취향과 이미지를 사업에 녹여 브랜드를 만들고, 직접 제품 개발과 경영에 참여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인지도는 사업 초기에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꾸준히 이끌어내는 것은 제품과 서비스다. 스타의 이름에 기대지 않고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 그것이 연예인 사업의 진정한 성공을 가르는 지점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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