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AG 경기를 보러 갈 계획은 없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이 열리는 일본, 곳곳엔 여러 색으로 칠해진 대회 광고판과 현수막 등이 걸려있다. 하지만 정작 일본 열도에서도 관심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20일 근대5종 취재를 향해 들른 안조역에서 만난 일본인 타케모토 마이(21) 씨는 “거리 광고, 포스터 통해서 대회 개최를 알았다”며 “관심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를 포함해 내 주변에서 경기를 직접 보러 가는 사람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나고야 인근 도코나메의 주부국제공항도 마찬가지였다. 친절한 안내문을 비롯해 포토존, 인포데스크까지 마련돼 있었지만 정작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지난 19일 열린 개회식도 마찬가지였다.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렸다. 당초 오무라 히데아키 조직위원장이 매진이라고 알렸으나, 관중석 곳곳엔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티켓 판매도 저조했고 개막에 앞서 진행된 축구 경기에서도 팬들은 드물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인기만 없는 게 아니다. 운영 미숙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펼쳐야 할 선수단이 곳곳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남자 농구대표팀은 이날 일본과 결승전을 앞두고 오전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오전 10시쯤 훈련장으로 이동할 셔틀이 도착하기로 했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별다른 설명도 없었다. 결국 대표팀은 훈련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대한체육회는 공식적으로 항의 및 재발방지를 요청했다.
처음이 아니다. 지난 15일 한국과 카타르 축구 대표팀을 각각 태운 버스는 경기 장소인 미즈호 럭비장이 아닌 인근 야구장으로 향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경기장에 도착했고, 부랴부랴 몸을 풀고 경기를 소화했다. 이틑날 훈련을 위한 셔틀도 지각했다. 야구 대표팀은 조직위가 훈련 장소를 배정해주지 않으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직접 구한 연습장에서 훈련했다.
한 종목 선수는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왕복 두 시간이 넘는 거리라 부담인데, 셔틀 버스까지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렸다”며 “너무 힘들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다른 종목 얘기를 들어보면, 이 정도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대회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숙소 환경도, 식사도 문제다. 200㎝ 장신 선수가 즐비한 남자 농구대표팀은 당초 컨테이너형 숙박 시설에 배정됐다. 공간이 비좁은 탓에 지난 16일 호텔로 이동하기 전까지 몸을 구겨 지내야 했다. 부실한 배식도 논란이다. 태국 테크볼 협회 측은 SNS를 통해 “대회에서 처음으로 식사를 했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놀랐다”며 “몇몇 음식은 딱 하나만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 최고의 경기력으로 경쟁해야 할 선수단이 ‘운영’이라는 또 다른 적과 싸우고 있다. 함성소리보다 볼멘소리가 더 큰 것이 이번 대회의 현실이다. 골판지 침대로 논란이 일었던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의 최악을 넘지 않으려면, 전반적인 대회 운영의 변화가 필요하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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