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우리칠 함께” NCT 127, ‘10년 지기’ 시즈니와 광란의 질주 [공연리뷰]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10주년을 맞은 NCT 127이 시즈니(팬덤명)과 또 다른 10년을 기약했다. 

 

NCT 127은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엔시티 127 5TH 투어 ‘네오 시티 : 서울 – 더 레드라인’(NCT 127 5TH TOUR ‘NEO CITY : SEOUL – THE REDLINE’’)을 개최했다. 

 

공연의 테마는 '더 레드라인(THE REDLINE)'.  전작 ‘더 모멘텀(THE MOMENTUM)’을 통해 축적한 에너지가 한계를 넘어 폭발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뜨겁게 달렸다. 지난달 24일 발매한 정규 7집 ‘블링이(BLINGY)’ 수록곡부터 지난 10년간 사랑받은 히트곡까지 아우르는 세트리스트와 다채로운 연출이 몰입을 높였다.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은 시스템 에러, 탈출, 과부하, 조작된 진실을 마주한 시간, 또 다른 질주라는 다섯 개의 서사를 가지고 전개됐다. 오프닝부터 강렬했다. 복잡하게 얽힌 와이어에 매달린 멤버들의 모습에 미친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에러에 빠진 멤버들의 이야기는 ‘레거시(Legacy)’와 ‘스텝 업(Step U )’, ‘삐그덕’으로 표현됐다. 각성한 멤버들은 자유를 향해 탈출을 시도했다. 혼란과 좌절 속에서도 탈출을 꾀하는 NCT 127의 여정은 ‘사이먼 세즈(Simon Says)’, ‘체리밤(Cherry Bomb)’을 거쳐 짜릿한 해방감의 ‘레모네이드(Lemonade)’를 만났다. 

 

50여 분을 달려 첫 인사를 건넸다. 태용과 해찬은 “벌써 공연의 마지막 날이다. 3일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며 “마지막 날이니 후회없이 놀아보자”고 외쳤다. 재현과 쟈니 역시 “오늘 ‘더 레드라인’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온전히 느껴야 한다. 오늘도 흠뻑 젖어 공연할 테니, 여러분도 땀 흘리며 즐겨달라”고 힘을 실었다.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의 열기는 점차 달아올랐다. 이어진 과부하 서사는 멤버들의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했다. ‘펀치(Punch)’는 복싱 콘셉트에 맞춰 돌출 무대를 커다란 링으로 만들었다. 구조물과 레이저로 구현한 링 위에서 다섯 멤버는 파워풀한 안무로 곡의 분위기를 배가했다. 이날 공연에는 100여 대의 레이저가 사용됐다. 이는 KSPO 돔 기준 최대 규모로 압도적인 스케일의 공연을 완성시켰다.

 

도영, 정우의 부재로 파트 분배를 달리해 공연을 준비했다. 여기에 태용은 ‘체리 밤’ 랩 파트를 새롭게 써 ‘더 레드라인’만의 차별화를 만들었다. 그는 “멤버들이 안무를 죽어도 안 하겠다고 해서 이틀 동안 빌었다”고 멋쩍어하며 “멤버들이 (안무를) 해줘서 훨씬 멋진 브릿지가 탄생했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펀치’ 세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펀치’ 무대 중에 이만한 무대가 없었다. 너무 멋있었다”고 감탄하며 “이런 무대를 만들어줘서 ‘펀치’는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잠시 분위기를 바꿔 서정적인 ‘낫 얼론(Not Alone)’과 ‘데이 애프터 데이(Day After Day)’가 울려 퍼졌다. 이내 멤버들은 양옆으로 뻗은 돌출 무대로 성큼 달려가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하트를 그렸다. 멤버들이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고조되는 객석의 격한 반응에 멤버들도 덩달아 한껏 업된 분위기를 만끽했다. 

 

다만 공연장 내 촬영 문화에 대해 우회적인 안타까움을 표했다. 플로어석 중에서도 메인 무대와 가까운 중앙 객석에서는 커다란 렌즈를 들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휴대폰으로 촬영하느라 공연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플로어석 뒤쪽에는 그 누구보다 격렬하게 뛰어노는 관객들이 모여 있었다. 멤버들은 아쉬운 마음과 반가운 마음을 섞어 “앞에 계신 분들은 마음으로 즐기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뒤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우리도 너무 즐겁더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다른 질주’의 시작은 피냐타(Pinata)’였다. 강인한 용병 비주얼의 VCR은 현실 세계로 연결됐다. 멤버들은 무대 우측에서 영상에 등장한 험머 차를 타고 등장했다. 거칠고도 거침없는 퍼포먼스는 강한 남성으로 거듭난 NCT 127 멤버들의 카리스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이어 펼쳐진 ‘소방차’ 무대에서는 불타는 도시를 구원하는 소방대원으로 변신했다. 워터 캐논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듯한 장면을 구현해 몰입감을 높였다.

 

공연은 하이라이트로 달려갔다. 그 중에서도 록 버전으로 편곡된 ‘팩트체크(Fack Check)’는 공연장을 광란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관객들은 응원봉을 격하게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로 뛰었다. ‘팩트체크’에서 ‘영웅’, ‘블링이’로 이어지는 NCT 127 대표곡 퍼레이드는 그야말로 ‘질주’의 순간들이었다.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공연은 멤버들에게도 시즈니에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군 복무를 마친 태용과 재현을 포함한 5인의 멤버가 무대에 섰고, 객석 중앙에선 군 복무 중인 도영과 정우가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NCT 127 일곱 멤버가 한 공간에서 가수와 관객으로 마주한 순간이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NCT 127은 지난달 24일 정규 7집 ‘블링이(Blingy)’를 발매했다. 이에 앞서 멤버 전원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더 긴 미래를 약속했다. 

 

공연 중 공개된 VCR에는 멤버들의 데뷔 초 사진이 담겨 있었다. 추억에 젖은 멤버들은 “여러분은 우리의 어느 순간을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 순간도 언젠가 다시 떠오리는 순간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깜짝 이벤트도 있었다. ‘아이돌계 최수종’ 도영의 서프라이즈 떡 케이크가 등장한 것. 데뷔 10주년을 맞아 군 복무 중인 도영이 멤버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멤버들의 어린 시절 사진으로 높게 쌓아 올린 케이크를 두고 일곱 멤버가 동시에 초를 불었다. 멤버들은 “사랑의 맛이 난다”며 곧바로 떡 케이크를 맛보다가, 객석에 일부를 나눔 하기도 했다.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딱 하면 척하는 ‘십년지기’ NCT 127과 시즈니의 호흡이 빛난 공연이었다. 군백기 중인 두 멤버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다섯 멤버의 체력적 부침도 있었을 터. 이를 관객에게 전달하지 않기 위한 노력과 열정이 느껴졌다. 시즈니는 우렁찬 떼창과 함성으로 멤버들의 기를 살렸다. ‘질주’ 섹션의 떼창을 듣고 난 재현은 “우리와 시즈니의 호흡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다”며 추켜세웠다. 일명 ‘죽음의 구간’이라고 명명한 질주 섹션에 대해 태용은 “헤드뱅잉을 할 때 유타와 교감을 했다. 항상 그래 왔듯이 힘들 때 서로를 보며 힘을 얻는데, 그게 NCT 127만의 매력인 것 같다”고 훈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이어 앙코르 무대를 준비하는 멤버들을 위해 관객들이 써온 감동적인 메시지가 전광판을 빼곡히 채웠다. 환호 속에 다시 등장한 멤버들은 ‘종이비행기’와 ‘터치(TOUCH)’를 부르며 이동차를 오가며 미리 준비된 종이비행기를 선물했다.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열린 이번 공연에는 총 3만 1500명이 객석을 채웠다. NCT 127은 이날 마무리된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자카르타, 홍콩, 싱가포르, 사이타마, 방콕, 12월부터 내년 4월까지 마닐라, 타이베이, 쿠알라룸푸르, 마카오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여러분과 한 호흡으로 공연을 즐긴 것 같아 뿌듯해요. 눈에서 빛이 난다는 걸 시즈니를 보며 느꼈습니다. 눈가가 촉촉해지는 느낌, 그런 감정이 많이 올라왔어요. 여러분의 눈을 보며 힘을 냈습니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제 투어를 시작하는데, 기운이 좋아요. 우리칠 건강히, 멋있게, 세계적으로 잘하고 돌아오겠습니다.“(쟈니)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늘 하루가 지난 이틀보다 더 의미 있었어요. 이 공연장 안에 멤버 전원이 다 있어서 행복했죠. 여기 있는 모든 분이 너희(도영·정우)를 기다리고 있으니 전역할 때까지 몸조리 잘하고 다치지 않길 바라. 내년에는 우리칠 전원이 한 무대 위에서 멋있는 무대 보여드릴 테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분이 조금 이상하네요. 이렇게 다섯 명이서 굳건히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해요. 서울에서는 (공연이) 끝나지만 다음 만남을 기약해요. 오늘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태용)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3일 동안 공연장을 꽉 채워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여러분의 목소리는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멤버들에게 너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만큼 하는 콘서트마다 이렇게 한명씩 파트가 바뀌는 그룹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웃음), 그만큼 힘들기도 해요. 공연을 해낼 때마다 자부심을 느껴요. 그런 우리에게 답해주는 여러분께 오늘도 감사합니다. 다섯명도 이렇게 멋있는데 도영이와 정우가 오면 더 멋있지 않을까요. 공연을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유타)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콘서트 준비 기간이 타이트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형들과 재밌게 준비하면서 좋은 추억을 전할 수 있어 좋아요. 이 감정을 오래오래 간직해주시길 바랍니다. 도영, 정우 형이 있는 ‘블링이’가 궁금해지네요. 다음 만남까지 오래오래 기억해주세요. 시즈니 사랑합니다.”(해찬)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127 '더 레드라인(THE REDLINE)'.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들어 10주년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스무 살 때를 돌아보면 10주년이 어떨까 막연했거든요.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10주년이 되니 별것 없더라고요. 후회 없이 쏟아내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는 게 더 좋아요. 그러니 오늘 공연도 후회 없이 쏟아냈습니다. 너무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해주시길 바라요. 시즈니가 우리에게 힘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즐거운 시간 함께 보냈으면 좋겠어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재현)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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