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도우미’ 초록소프트… 김명락 대표 “스포츠 AI 사업 도전 이유는”

김명락 초록소프트 대표(오른쪽)가 최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트윈스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 대학 등 조직의 AI 전환을 이끈 초록소프트는 스포츠에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스포츠 시장은 하드웨어적으로 규모가 크지만 소프트웨어는 매우 부족하다”며 “우리 같은 AI 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림 기자
김명락 초록소프트 대표(오른쪽)가 최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트윈스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 대학 등 조직의 AI 전환을 이끈 초록소프트는 스포츠에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스포츠 시장은 하드웨어적으로 규모가 크지만 소프트웨어는 매우 부족하다”며 “우리 같은 AI 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림 기자

 

“제 꿈이요? LG트윈스 구단주죠! 하하.”

 

인공지능(AI)이 마치 유행어처럼 사회 곳곳에서 쓰이는 시대다. 이처럼 AI가 부상하기 훨씬 전부터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장 개척에 나선 기업이 있다. IT 전문가 김명락 대표가 11년 전 설립한 AI 전문 회사 ‘초록소프트’로, 그간 현대엔지니어링, 코레일, LS전선, LH, 삼성물산, 방위사업청, 서울대학교 등 국내 유수의 기업 및 학교, 정부 조직의 AI 전환(AI Transformation·AX)을 이끌었다.

 

그런 초록소프트가 각별히 신경을 쏟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스포츠다. 어릴 적부터 야구 등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 대표는 “산업적으로 봤을 때도 스포츠 AI의 잠재력이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팀 LG트윈스의 원년팬이자 언젠가 응원팀을 인수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전한 김 대표를 최근 서울 잠실의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만났다. 이날 펼쳐진 LG트윈스의 KBO리그 경기를 지켜보는 그의 눈은 시종일관 빛났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IT 전문가로… 민·관 ‘AI 전환 도우미’로 자리매김

 

어릴 적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살았다는 김 대표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석사에 이어 핀란드 알토대(전 헬싱키경제대) EMBA 글로벌매니지먼트·IT 경영학석사를 우등 졸업했다. 그 뒤 삼성물산, LS전산 등 기업에서 일하다 2015년 초록소프트를 세웠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유동인구 데이터 분석 회사로 출발했고 이듬해 AI ‘알파고’의 바둑 대국을 지켜보며 AI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K-글로벌 300 정보통신기술(ICT) 유망기업에 선정된 초록소프트는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DNA(DATA-NETWORK-AI) 혁신기업 인공지능 분야 60대 기업에 이름 올렸다. 그 뒤 저작권 보호 및 이용활성화 기술 개발 사업(문화체육관광부),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 지능형 IoT 적용 확산사업(이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사업에 연이어 선정되며 능력을 입증했다.

 

그간 AI 및 빅데이터 관련 특허만 20가지를 보유한 초록소프트는 제조, 건설, 금융, 헬스케어, 국방, 스포츠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고객의 비즈니스와 업무 프로세스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AX를 수행해왔다. 아마존웹서비스(AWS), 현대엔지니어링, 코레일, LS전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서울대, 이화여대, 경희대, LG전자, 코스맥스, 금융결제원, LH, 방위사업청, 삼성물산, 하와이 관광청 등 민·관 고객사의 AI 전환 도우미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낸 것.

 

김 대표는 “성공적인 AX는 막연한 기술 도입이 아닌 실제 업무에 밀착된 변화여야 한다”며 “세 가지 핵심 솔루션을 현장에 맞게 조합했다”고 밝혔다. ▲사람이 확인하던 시각 정보(이미지·영상·문서)를 AI가 읽고 데이터로 전환토록 하고, ▲흩어진 기업 지식을 RAG 기반으로 연결해 근거 있는 답변을 이끌어내며, ▲축적된 데이터 흐름을 분석하고 예측해 더 나은 의사결정과 판단 지원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사회인야구단 창단한 광팬… 스포츠 AI 서비스 연이어 출범

 

김 대표는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다. 1982년 KBO리그 출범부터 MBC청룡(현 LG트윈스)을 응원했고, 대학 시절에는 야구 동아리에, 그 뒤에는 사회인 야구팀에서 뛰기도 했다.

 

그는 “2000년대 중반 야심차게 시도한 첫 사업이 망했다. 우울에 빠져 술만 마시고 폐인처럼 살던 시기가 있었다”며 “그때 우연히 휠체어농구 중계를 봤다. 선수들의 열정에 감명 받았고, 이대로 포기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직접 사회인야구팀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발로 뛰며 선수들을 모았고 2005년 ‘뉴타입스(NT)’를 창단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사회인야구팀으로는 최초로 상표 등록을 했다. 언젠가 프로야구팀으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당시 2030년에 LG트윈스를 인수한다는 꿈도 생겼는데 이제 4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프로야구팀 LG트윈스의 원년팬이자 연간회원인 김명락 초록소프트 대표가 사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프로야구팀 LG트윈스의 원년팬이자 연간회원인 김명락 초록소프트 대표가 사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사회인야구팀을 운영하면서 자체적으로 선수평가시스템도 만들었다. 김 대표는 “사회인야구 의 세이버매트릭스(야구를 통계학·수학적으로 분석해 선수와 팀의 가치를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방법론)”라며 “2014년에는 삼성 라이온즈 구단을 직접 방문해서 PT 발표를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초록소프트를 세운 뒤 본격적으로 스포츠에 AI를 접목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판타지 베이스볼 게임 어플리케이션 ‘드래프트DNA’, 스포츠 자세 분석·교정 앱 ‘SPECiaI’ 및 ‘포피’, 생활체육 동호회 플랫폼 ‘WEPLTO’, 스포츠퍼포먼스 공유 앱 ‘스포먼스’, 스포츠 앱태크&커뮤니티앱 ‘엔플’, 스포츠 베팅 정보 챗봇 ‘웜뱃’ 등 서비스를 연이어 론칭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테니스 라켓, 수영복, 러닝화 등 운동용품 정보 제공 AI 플랫폼 앱을 개발 중”이라며 “미국 올랜도의 대학과 협업해서 현지 생활체육인들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선수 영입·관중 증가에도 AI가 도움… 가능성 큰 시장”

 

이날 야구장에서도 AI 전문 회사의 수장으로서 남다른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김 대표는 잠실구장 지붕에 설치된 카메라를 가리키며 “저것이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카메라”라며 “2024년 KBO리그에서 세계 최초로 도입한 ABS는 센서 계측 기술로, 공의 움직임을 추정해서 그려야하는 지점이 존재하는데 AI가 그 부분을 계산해서 매우 빠른 시간 내 추정치를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도 AI가 활용된 사례를 소개했다. FIFA의 공식 후원사인 IT기업 레노버는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Football AI Pro’를 활용해서 만든 전술 정보를 48개 출전팀 전원에게 제공했다.

 

이는 2000개 이상 경기 지표와 수백만개 데이터 포인트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전술 패턴 비교 분석한 자료로, 각팀 코칭스태프는 상대에 맞춰 전술 변화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도 동일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 것.

 

초록소프트 사무실에 각종 특허증과 상장 등이 붙어 있다. 이 회사는 AI 관련 특허만 20가지를 보유했다. 박재림 기자
초록소프트 사무실에 각종 특허증과 상장 등이 붙어 있다. 이 회사는 AI 관련 특허만 20가지를 보유했다. 박재림 기자

 

김 대표는 “앞으로 종목을 불문하고 다양한 스포츠에서 AI가 더욱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AI 기업으로서 데이터와 AI를 통해 스포츠 구단 운영에 도움이 되고 싶다. 구체적으로 좋은 외국인 선수·신인 선수 선발, 관중 증가, 선수단 부상 방지 등에서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로 관중의 표정과 함성 정도를 해석해 만족도를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기존 설문조사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라며 “아울러 관중 구성의 변화를 캐치해서 구단에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수년 전 초록소프트는 실제로 한 여자프로배구팀과 손잡고 AI를 통한 구단 운영 보조를 기획했으나 현장 코칭스태프의 반발로 결국 무산된 적이 있었다.

 

김 대표는 “AI에 대한 현장의 저항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도 “그럼에도 AI를 도입했을 때 효과를 빠르게 확인 가능한 분야가 스포츠다. 매일 혹은 매주 경기를 하고 그 결과가 나오며. 관중 수도 즉시 나오지 않나”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분야를 막론하고 AI는 문제의식이 중요하다. 질문이 명확해야 한다. 단순히 ‘다들 AI가 좋다니까 우리도 해보자’라는 식의 질문으로는 좋은 답 얻기 어렵다”며 “스포츠 분야의 경우 선수 및 지도자의 명확한 고민(목표)이 전제되어야 AI의 효과도 극대화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대표는 “우리나라 스포츠 시장은 하드웨어적으로 규모가 크다. GDP 대비 스포츠 산업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매우 부족하다. 결국 우리 같은 AI 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남다른 사명감을 드러냈다.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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