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이 필요한 마법사 군단서 가장 든든한 카드다. 프로야구 KT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가 시즌 막판 장타 생산에 속도를 붙였다.
팀에서 독보적인 홈런 생산력을 뽐내며 선두 싸움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개인 타이틀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힐리어드는 19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 4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4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KT의 15-3 대승에 앞장섰고, 8회 말에는 시즌 37호 우월 솔로포로 화력을 더했다. 팀 타선서 차지하는 비중은 숫자로 드러난다. KT는 현시점 팀 타율 0.282로 리그 선두지만, 홈런은 100개로 롯데와 공동 8위다. 안타를 생산하는 능력에 비해 담장을 넘기는 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중 37%를 힐리어드 혼자 책임졌다. 팀 내 홈런 2위 안현민(13개)과도 차이가 크다. 타선에 장타를 더해주는 그의 존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물론 시즌 내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3∼4월 타율 0.232로 출발한 뒤 타격감을 끌어올렸지만, 8월에는 다시 타율 0.214, 2홈런으로 주춤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진 9월 들어서는 확연히 달라졌다. 16경기서 타율 0.353에 홈런 7개를 몰아쳤다. 주춤했던 방망이가 중요한 시기에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이 바탕에는 자신만의 스윙을 믿는 태도가 있다. 삼진 부문서 10개 구단 선수 중 선두(159개)다. 그럼에도 개의치 않는다. 힐리어드는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스윙하는 게 내 스타일이다. 그게 더 팀을 위한 결과를 만드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석에서의 과감함이 KT에 필요한 장타로 돌아오는 셈이다.
어느새 홈런왕 경쟁도 사정권에 들어왔다. 현재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대표팀 선수로 차출된 선두 김도영(KIA·40개)과는 3개 차, 2위 오스틴 딘(LG·39개)과는 2개 차다. 최근의 몰아치기를 이어간다면 막판까지도 타이틀을 다툴 수 있다.
정작 본인은 순위표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는다. 힐리어드는 “시즌이 끝났을 때 타자로서 타이틀을 받으면 당연히 기분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고,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지금 당장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에 더 신경 쓰며 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완성한 또 하나의 이정표서도 동료들을 먼저 떠올렸다. 경기 전까지 98득점이었던 힐리어드는 6회 말 허경민의 적시타 때 시즌 100번째로 홈을 밟았다. 이미 세 자릿수 타점을 채운 그는 KBO리그 역대 45번째 시즌 100득점·100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102득점, 115타점을 기록 중이다.
힐리어드는 “타점은 동료 선수들이 안타를 치고 나가줘야 올릴 수 있고, 득점은 내가 안타를 쳤을 때 동료 선수들이 나를 홈으로 불러줘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달성한 100타점·100득점은 나의 기록이라기보다 지금 우리 팀이 얼마나 순항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해서 더욱 기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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