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의 밤을 밝힌 성화와 함께 태극전사들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도쿄와 히로시마를 거쳐 아이치·나고야서 하나가 된 불꽃은 일본 육상 해머던지기의 전설 무로후시 시게노부와 아들 고지의 손을 거쳐 성화대에 뜨겁게 타올랐다.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개회식은 선수단 입장에 이어 공식 행사로 넘어갔다. 한국 선수단은 신유빈(탁구)과 김동용(조정)이 함께 든 태극기를 앞세워 16번째로 입장했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나고야 AG 조직위원장은 “감동과 우정으로 가득하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성공적인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셰이크 조안 빈 하마드 알사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장은 선수들에게 대회 너머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 자신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는 청년들이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다. 여러분에게 배우고, 여러분을 통해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연설이 끝난 뒤 나루히토 일왕이 공식 개회를 선언했다.
일본 스포츠를 빛낸 영웅들도 무대에 올랐다. 요시다 사오리(레슬링), 다카다 마키(농구), 하기노 고스케(수영), 하네다 다쿠야(카누), 다니모토 아유미(유도), 다카하시 나오코(마라톤)가 OCA 대회기를 들고 입장했다.
2006년 제25회 OCA 총회에서 채택된 대회기는 동아시아의 용과 서아시아의 독수리가 태양을 감싸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아래에는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가 자리 잡았다. 대회기 게양에 이어 육상 높이뛰기 아카마쓰 료이치와 7종경기 다나카 유리가 선수 대표로 선서했다.
개회식 주제인 ‘하모닉 하트비트’를 풀어낸 문화 공연 역시 무대를 채웠다. 가부키 배우들은 아버지와 아들 사자의 사랑과 시련을 그린 대표 무용극 ‘렌지시’를 선보였다. 나고야성을 배경으로 아이치현 야토미시의 특산물인 금붕어서 착안한 인공지능(AI) 가수 ‘히카나’도 등장했다.
미래를 향한 주제도 담아냈다. 일본 전통 자동인형인 가라쿠리를 표현한 무용수와 양복 차림의 공연자, 롤러스케이트와 리듬체조 연기자들이 어우러졌다. 자동차와 시계 등 아이치 지역의 산업과 장인정신도 무대 위에 펼쳐졌다. 대회 마스코트 ‘호노혼’은 어린이 무용수들과 춤을 추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절정은 성화 점화였다. 이번 성화는 앞서 AG를 개최한 도쿄(1958년)와 히로시마(1994년), 아이치·나고야서 각각 채화한 불을 합쳐 완성했다. 지난달 말 나고야성에서 하나가 된 뒤 아이치현 40개 지방자치단체를 거쳐 개회식장에 도착했다.
마찬가지로 일본의 스포츠 영웅들이 함께했다. 후지나미 아카리(레슬링)가 경기장 내 봉송을 시작했고 기타지마 고스케(수영), 이토 고지(육상 단거리), 다카하시 아야카(배드민턴)가 차례로 불꽃을 이었다. 다섯 번째 주자 무로후시 고지가 중앙 무대에 오른 뒤 아버지이자 최종 주자인 시게노부에게 성화를 건넸다. 두 사람은 함께 계단을 올라 성화대에 불을 밝혔다.
피날레는 ‘마음으로 하나 된 아시아’를 주제로 펼쳐졌다. 바이올리니스트 하카세 타로가 직접 작곡한 ‘축전 찬가 2026’을 연주했고, 오케스트라와 무용수들이 어우러져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화려한 연출과 달리 관중석 곳곳서 빈자리가 눈에 띈 점은 옥에 티였다. 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였지만, 개회식장을 가득 메운 열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편 크리켓과 빠델을 제외한 41개 종목에 1051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40~45개와 3회 연속 종합 3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출발이 좋다. 개회식에 앞서 남자 농구와 테크볼 남자 단식이 결승에 진출했고 남녀 정구도 4강에 올라 최소 4개의 메달을 확보했다. 태극전사들의 메달 도전은 다음 달 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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