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는 팀을 한국에서 보게 돼 기분이 좋습니다.”
한국 생활 5년 차인 인도네시아인 야디 씨는 고국을 대표하는 축구팀이 한국을 찾았다는 사실에 들뜬 표정이었다. 그가 응원하는 팀은 인도네시아 명문 팀 페르시브 반둥이다. 유니폼까지 갖춰 입고 왔다. 유니폼에는 ‘VIKING 대한민국’, ‘페르시브 1933’이 쓰여 있었다. 페르시브 서포터스 ‘보보투(순다어로 지지자)’내 조직인 ‘바이킹 페르시브 클럽’ 한국 지부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유니폼이다.
페르시브는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FC서울과 2026~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렀다. 서울을 1-0으로 꺾으면서 한국 클럽을 꺾은 최초의 인도네시아 클럽이 됐다. 앞서 페르시브는 1995년 11월 아시아클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일화 천마(성남FC 전신)에 2-5로 패한 바 있다.
페르시브 원정석은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공식 원정석 집계 관중은 1000명. 평일이었던 이날 경기장을 찾은 총 관중이 5835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원정팬들이 현장을 찾은 셈이다.
이유가 있다. 페르시브는 인도네시아 리가1 최다 우승(4회)을 자랑하는 인기 구단이다. 지난 5월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발표한 전 세계 구단의 SNS 팔로워를 합산 결과에 따르면 페르시브는 3560만 명이었다. 아시아팀 중 알 나스르와 알힐랄(이상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3위다.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인도 6만 여명(2025년 11월 기준)에 이른다. 경기도 안산에는 인도네시아 커뮤니티가 조성돼 있다.
이들을 위해 가이드로 나선 한국인도 있었다. 서모씨는 “지난해 반둥에 가서 홈 경기장에 찾아가 보니 정말 응원 열기가 대단했다. 감명 깊게 지켜봤다”며 “한국에서 꾸준히 페르시브 팬들과 교류하다가 안산에서 30여명의 팬과 함께 대중교통을 타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세종시에서도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르시브 선수단도 팬들에 대한 자부심이 넘쳤다. 이날 무실점으로 선방한 테자 파쿠 알람은 “많은 팬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우리 팬들은 세계 어디에나 있다. 승리를 팬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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