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서 대박 나면 감독·작가도 보상…‘저작권법 개정안’ 발의

지난 7월 2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윈회 제3차 전체회의. 사진=뉴시스
지난 7월 2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윈회 제3차 전체회의. 사진=뉴시스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해도 감독과 작가 등 창작자에게 추가 수익이 돌아가기 어려웠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영상저작물의 권리를 넘긴 뒤에도 작품의 이용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창작자가 이에 따른 보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의원은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체계 마련을 골자로 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7일 대표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서도 영상 창작자의 추가 보상을 둘러싼 입법 논의가 진행됐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관련 법안들이 폐기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감독과 작가 등 영상 창작자가 저작물에 관한 권리를 제작사 등에 양도했더라도 이후 작품 이용으로 발생한 수익에 대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이용되고 어느 정도의 수익을 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담았다.

 

특히 계약 당시 창작자가 이러한 보상 권리를 미리 포기하지 못하도록 해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신인 창작자 등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일정 기간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그동안 국내 영상산업에서는 작품 제작 단계에서 감독이나 작가 등이 계약을 통해 저작권을 넘긴 경우 작품이 이후 큰 성공을 거두더라도 추가적인 성과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해외 유통이 확대되면서 이러한 수익 배분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창작자들의 요구도 커졌다.

 

영상 창작자 단체들은 이번 개정안 발의를 일제히 환영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한국독립PD협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K-콘텐츠의 정당한 보상을 위한 창작자연대’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창작자들의 오랜 숙원인 정당한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기가 비로소 마련됐다”고 밝혔다.

 

창작자연대는 K-영상콘텐츠가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과 달리 이를 만든 창작자들이 흥행 성과를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OTT가 제작비를 투자하는 대신 작품에 관한 권리를 확보하는 이른바 ‘매절 계약’이 확산하면서 작품이 성공해도 감독과 작가, 연기자 등에게 추가적인 보상이 돌아가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창작자연대는 해외 사례도 들었다. 미국에서는 작가와 배우 등이 단체협약을 통해 작품의 재이용 등에 따른 재상영분배금(residuals)을 지급받고 있으며, 유럽과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도 저작자와 실연자의 보상을 위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영상저작물 창작자의 보상제도를 둘러싼 논의는 이전 국회부터 이어져 왔다.

 

창작자연대는 “한국 창작자의 작품이 해외에서 이용될 때는 현지 법과 제도에 따라 보상금이 발생하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같은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 이용에 따른 보상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자국 창작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역시 계약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는 신인 감독 등에게 이번 개정안이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될 수 있다며 국회의 신속한 심사를 촉구했다.

 

다만 영상 창작자의 추가 보상을 법제화하는 과정에서는 제작사와 플랫폼 등 산업계의 부담을 둘러싼 논의도 예상된다. 과거 입법 논의에서도 제작사 측은 이미 계약을 통해 창작자에게 대가를 지급한 상황에서 추가 보상 의무까지 부과하면 ‘이중 보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러한 의견을 고려해 이미 지급된 보상이 있는 경우 그 범위 등을 반영해 추가 보상 의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창작자연대는 이번 입법이 제작사나 플랫폼의 역할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작품 제작과 유통에 필요한 권리 행사는 보장하되, 작품이 실제 시장에서 이용돼 경제적 성과를 거둘 경우 창작자 역시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창작자연대는 “창작자들이 살아나야 영상산업이 발전한다”며 “이번 개정안이 창작자뿐 아니라 제작자, 방송사,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영상 생태계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 개정안의 조속한 심의를 요청하고 정부에도 관련 제도 개선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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