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태극전사' 같은 이름, 같은 결말 꿈꾼다…이우석·이소희·이민주·박혜정

농구 이우석(왼쪽)과 양궁 이우석.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뉴시스
농구 이우석(왼쪽)과 양궁 이우석.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뉴시스

 “같이 금메달 따고 한 번 더 사진 찍었으면 좋겠어요.”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괜스레 한 번 더 시선이 간다. 비록 뜻은 다를지언정, 같은 이름에 좋은 기운을 담아 동반 메달을 꿈꾼다. 대회를 마친 뒤 다시 만나 서로를 축하하는, 그날을 기다린다. 2026 아이치·나고야 AG에 나서는 동명이인 태극전사들을 만나봤다.

 

◆2우석

 이번 대회엔 두 명의 이우석이 출전한다. 바로 양궁 이우석과 농구 이우석이다. 둘은 최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초면이지만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던 만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사진을 찍었다. 양궁 이우석은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와 함께 대회를 뛰니까 다른 종목이어도 관심이 더 간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좋은 성적으로 메달 걸고 다시 한 번 웃으면서 사진 찍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농구 이우석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파리올림픽 때 TV로 보고 있었는데 활을 정말 잘 쏘시더라. 그때 처음 알게 됐다. 인터넷 검색 포털에 이름을 검색하면 나를 앞지르셨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비등하게 나오는 것 같다”고 웃은 뒤 “국제대회가 열리면 괜히 더 응원하곤 했다. 너무 잘하시는 만큼, 다들 ​걱정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우석 선수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슈 이민주, 세팍타크로 남자 이민주, 여자 이민주(왼쪽부터).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우슈 이민주, 세팍타크로 남자 이민주, 여자 이민주(왼쪽부터).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민주가 세 명이면 메달이 세 배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많은 이름은 ‘이민주’다. 세팍타크로 남녀에 한 명씩, 우슈 태극권 전능 이민주(여·평택G스포츠우슈클럽)까지 총 3명이다. 한글 이름은 같지만, 저마다 다른 뜻을 갖고 있다. 세팍타크로 남자 이민주(珉周·대덕구청)는 ‘옥처럼 조화로운’, 여자 이민주(旻周·부산환경공단)는 ‘하늘처럼 높고 맑아 빠짐없이 살피는’, 우슈 이민주(珉珠)는 ‘옥구슬처럼 귀하고 빛나는’ 사람을 의미한다.

 

 세팍타크로 여자 이민주는 “선수촌에서 생활할 때나 병원에 갔을 때, 내 이름이 아닌 것 같은데 쓰여 있는 경우가 있어서 존재를 알고 있었다”며 “볼 때마다 신기했다”고 웃었다. 우슈 이민주는 “이번 기회로 나와 이름이 같은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는 걸 알았다”며 “4년을 기다린 만큼 모두 긴장하지 말고 원하는 목표와 결실을 맺길 응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여자농구 이소희(왼쪽)과 배드민턴 이소희. 사진=뉴시스
여자농구 이소희(왼쪽)과 배드민턴 이소희. 사진=뉴시스

◆다름에 대한 존경

 똑같은 ‘코트’를 누비지만 움직임은 전혀 다르다. 한쪽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셔틀콕을 쫓고, 다른 한쪽은 몸을 부딪치며 골밑을 파고든다. 서로 낯선 영역인 만큼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엔 호기심과 존경이 함께 묻어난다.

 

 배드민턴 이소희는 “몸싸움하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근데 농구는 몸싸움이 일상이지 않나.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며 “원래도 농구 보는 걸 좋아하는데, 동명이인 선수가 있으니 더 응원하게 되더라. 이소희끼리 활약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구 이소희는 “워낙 잘하는 선수라고 들어서 알고 있었다.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동명이인으로서 괜히 뿌듯하고 자랑스웠다”며 “배드민턴은 정말 민첩해야 하는 종목인데, 몸 관리 잘해서 아프지 말고 정상에서 같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여자축구 박혜정.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여자축구 박혜정.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역도와 축구에서 뛰는 박혜정들도 있다. 축구 박혜정은 “역도는 정말 힘든 종목이다. 우리는 9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하지만, 역도는 짧은 순간이지 않나. 자신과의 싸움이 쉽지 않을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실제로 만난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 축구팀은 AG에 나서도 진천에 가지 않는다. 갔으면 만날 기회가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역도 박혜정(고양시청)은 “엄마가 비싼 돈 주고 철학원에서 만들어준 이름”이라며 “귀한 같은 이름이니 둘다 잘하지 않겠나. 복이 많다고 알고 있다. 이번 AG에서 같이 좋은 성적을 내고 왔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역도 박혜정. 사진=뉴시스
역도 박혜정. 사진=뉴시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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