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인턴’ 최민식, 힘 빼고 젊은 세대 속으로…“물이 되려고 했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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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넘게 연기해온 베테랑이지만 최민식은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시간이 흐를수록 작품에 대한 욕심은 커지고, 새로운 배우들과 호흡하며 다른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즐긴다. 영화 인턴에서는 사람 좋은 웃음과 능청스러운 말투, 푸근한 온기를 더해 기존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인턴은 패션 스타트업 우투투를 이끄는 젊은 CEO 선우(한소희)와 37년 사회생활 경력을 지닌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5년 개봉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김도영 감독이 한국의 정서와 시대 변화에 맞춰 재해석한 작품이다.

 

극 중 기호는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인생 두 번째 출근에 나선다. 선우의 직속 인턴으로 배정된 그는 자유분방한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막내 인턴 생활을 시작한다. 자신의 경험을 내세우기보다는 젊은 동료들과 편하게 어울리고,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조용히 힘을 보태며 관계를 만들어간다.

 

최민식은 캐릭터를 과장되게 변주하기보다 주변 인물과 자연스럽게 섞이는 데 집중했다. 그는 17일 “그냥 우투투 식구들과 재밌게 놀았다”며 “물이 되려고 노력했다. 네모난 그릇에 들어가면 네모나게, 세모난 그릇에 들어가면 세모나게 되듯이 한번 어울려보자, 같이 재밌게 놀아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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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분위기 속에서도 배우로서의 긴장감은 놓지 않았다. 최민식은 “논다는 게 작업을 대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항상 더듬이와 레이더는 감정선 같은 걸 놓치지 않았다. 각 잡힌 작품을 하든 이런 말랑한 작품을 하든, 배우가 현장에서 카메라 앞에 설 때 가져야 하는 예민함에는 덜하고 더한 게 없다”고 말했다.

 

원작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결국 한국적인 정서로 새롭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인턴은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출연해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최민식은 “리메이크의 숙명은 비교”라면서도 지나치게 원작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으로 ‘뭘 겁내지?’ 싶었다. 그냥 우리 식으로 한번 유쾌하게 풀어보자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특히 기호에게는 원작과 다른 ‘한국 아저씨’의 정서를 담았다. 최민식은 “세련된 서양 남자 특유의 아우라나 사고방식보다 한국 아저씨의 정서를 담고 싶었다”며 “마지막에도 선우가 딸처럼 느껴지는 정서를 넣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표님’이라고 하다가 마치 아버지가 딸한테 ‘너 정신 안 차려?’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거기에서 애정이 묻어나온다고 생각했고, 그런 정서를 입력해 놨다”고 설명했다.

 

작은 소품에서도 차이를 뒀다. 원작의 로버트 드 니로가 손수건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기호는 휴지를 건넨다. 최민식은 “한국 아저씨도 손수건을 갖고 다닐 수 있겠지만, 휴지를 쓱 내미는 정도가 기호에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디테일에서도 차별화를 두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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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최민식은 “‘이 친구가 이 작품에 목숨 걸었구나. 나도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표현해내고야 말겠다는 절실함이 있었다”며 “외형적인 조건 자체도 좋으니 또 다른 줄스(원작 캐릭터명), 한국형 줄스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대했던 대로 나왔다”고 극찬했다.

 

맨 끝줄 소년(넷플릭스) 최현욱부터 인턴 한소희까지, 최근 젊은 배우들과 잇달아 호흡한 경험은 최민식에게 자극이 됐다. 그는 “저 나이 때 저런 유연함을 가질 수 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거침이 없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며 “요즘 친구들은 특유의 유연함과 내추럴함이 있고, 거기서 받는 에너지가 있다”고 돌이켰다.

 

1981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최민식은 수많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연기 세계를 확장해왔다. 그럼에도 배우로서의 욕심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욕심이 생긴다”며 “배우로서 더 참여하고 싶고, 다양한 작품을 만져보고 냄새 맡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털어놨다.

 

특히 문학적인 냄새가 나는 작품과 우리만의 이야기를 우리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민식은 “영화 오디세이도 신화인데 그렇게 잘 만들지 않았나. 우리 역사에도 훌륭한 서사가 많다. 감독들이 각자의 색깔을 살리면서 다양한 작품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로써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죽을 때까지 좋은 작품을 하는 것. 최민식은 “영화라는 게 편하게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도 있고, 굉장히 철학적인 화두를 던질 수도 있다”며 “어떤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영화적인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죽을 때까지 계속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라고 밝혔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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