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 킬러’ 정준원 “권태성의 ‘멋짐’ 표현하고 싶었죠”[스타★톡톡]

배우 정준원. 컴퍼니온 제공
배우 정준원. 컴퍼니온 제공

배우 정준원이 공중파 첫 주연작 ‘유부녀 킬러’를 무사히 마쳤다. 선배 공효진과 호흡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동시에 주연 배우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감이라는 숙제도 안았다.

 

지난 12일 종영한 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는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어느 워킹맘의 고군분투 워라밸 사수기를 그렸다. 극 중 정준원은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자 킹피셔를 집요하게 취재하는 기자, 그리고 아내의 비밀을 감싸 안는 진중한 남편 권태성 역을 맡았다.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남편의 혼란부터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겠다는 변함없는 선택까지 설득력 있는 연기로 마침표를 찍었다. ‘시청률 퀸’ 공효진(유보나 역)의 활약까지 더해져 작품은 최종화 10.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은 전작 ‘슬기로운 전공의생활’로 첫 주연에 이름을 올린 후 곧바로 공중파 주연 자리를 꿰찼다. 시청률 격전지인 금토극의 남자주인공을 맡아 시청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완주했다. 정준원은 16일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연기자이기에 그 점에서 나오는 신선함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배우로서 신뢰감을 다져놓지 못한 것 같아 걱정도 됐지만 감독님과 스태프분들, 공효진 선배를 비롯한 배우분들이 잘 이끌어주셨다. 좋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이라는 종영 소감을 밝혔다.

 

다만 작품의 흥행과 별개로 원작과의 외모 싱크로율 논란에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확신의 미남형 얼굴로 그려진 원작 속 캐릭터 탓에 정준원의 출연 소식이 전해지자 원작 팬들 사이에서 미스 캐스팅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 탓이다. 정준원은 “대본과 원작의 설정이 다르다 보니 초반엔 다정한 남편, 아빠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이어 “가상의 인물이라 원작을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가게 될 것 같아 (캐스팅) 당시엔 원작을 접하지 않았다”면서 “이후에 원작 팬들이 아쉬워할 만한 설정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배우 정준원. 컴퍼니온 제공
배우 정준원. 컴퍼니온 제공

배우로서 연기보다 외모로 먼저 평가받는다는 것이 유쾌한 일만은 아니었다. “깜짝 놀랐다”고 속내를 드러낸 정준원은 “원작 팬들이 기대하셨을 테니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야기, 캐릭터의 힘을 믿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토 단계부터 재밌는 대본이었다. 그는 “한 가지 장르로 규정되지 않고 골고루 섞여 있는 작품이었다. 만일 내가 출연하지 않아도 남녀노소가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가랑비에 옷 젖듯 가족을 사랑하는 태성의 마음을 쌓아가며 자신만의 ‘멋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태성이 보나에게 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며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었다.

 

아내와 딸을 ‘큰 보물’, ‘작은 보물’로 칭하는 사랑꾼 설정이 있었다. 극내향인의 미혼 남성 정준원이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던 캐릭터다. 그는 “감독님이 태성이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었다. 딸을 대할 때는 어떤 마음인지, 설득이 필요한 순간마다 도움을 주셨다”라고 했다.

 

낯선 환경에서 선배 공효진이 주는 힘은 컸다. 타이틀롤로 일찌감치 캐스팅되어 있던 공효진의 존재도 출연을 결정하는데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정준원은 “선배랑 연기하는 순간에는 촬영 현장도 스태프들도 보이지 않고 극 중 상황이 진짜인 것처럼 느껴지더라. 상대를 집중하게 하는 엄청난 힘이 있는 배우였다. 함께 연기할 수 있어 감사했다”라고 돌아봤다. 

 

후배로서 배울 점도 많았다.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정준원을 배려해 소통의 시간을 마련하며 낯섦을 떨칠 수 있도록 이끌어줬다. 그는 “기존에는 책임감이 없는 작품을 해오다 보니,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내가 못 한 게 많은 것 같아 죄송스럽다. 숙제를 부여받은 느낌”이라고 변화를 전했다.

배우 정준원. 컴퍼니온 제공
배우 정준원. 컴퍼니온 제공

2015년 영화 ‘조류인간’으로 데뷔해 드라마 ‘VIP’(2019), ‘허쉬’로 얼굴을 알렸다. 고윤정과 로맨스 호흡을 맞춘 첫 주연작 ‘슬전의’ 이후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주연배우로 올라서면서 마음가짐도 달라져야 했다. 그는 “과부하가 걸릴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연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고, 현장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는 점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스스로 내세울 수 있는 배우로서의 강점은 일상성이다. 그는 “주변에 하나쯤은 있을 법한 편안함이 있다”고 답했다. 전작에 이어 ‘유부녀 킬러’의 권태성을 연기하면서도 ‘내게도 저런 남편, 아빠, 그리고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 

 

내향인 정준원에게 촬영장은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현장에서 서로가 약속한 캐릭터로 믿고 연기하며 자유를 느끼곤 한다. 그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촬영할 때가 더 자유롭다. 대본 없는 현장은 혹여 말을 잘 못 할까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유부녀 킬러’ 홍보차 출연한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태도 논란이 인 것 또한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세계관을 가진 즉흥 예능은 처음이었고, 평소 좋아하던 분들 앞에서 재밌게 하고 싶은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한 그는 이후 불거진 논란에 관해 “안타깝고 속상하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작품의 흥행, 캐릭터의 해피엔딩과 별개로 배우 정준원에게는 결코 쉽지만은 않은 작품이었다. 부담도 불안도 컸지만, 돌이켜 보면 무사히 인물을 소화할 수 있어 다행스러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연기자로서 연기로 보답하고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힘내서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출연 소식을 듣고 작품이 궁금해지는 배우, 작품에 쓰임새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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