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무비] 올해 청불 1위 찍은 ‘옵세션’…글로벌 휩쓰는 저예산 공포영화의 ‘반전 흥행’

전 세계에서 대박을 터뜨린 공포영화 ‘옵세션’과 ‘백룸’이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저예산 공포영화들이 제작비의 수백배에 달하는 글로벌 수익을 기록하며 극장가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영화 ‘옵세션’ 스틸컷
전 세계에서 대박을 터뜨린 공포영화 ‘옵세션’과 ‘백룸’이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저예산 공포영화들이 제작비의 수백배에 달하는 글로벌 수익을 기록하며 극장가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영화 ‘옵세션’ 스틸컷

 

비교적 제작비로 만든 공포영화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두며 전 세계 극장가의 흥행 공식을 새로 쓰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난 공포영화들이 국내에서도 잇따라 관객을 끌어모으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옵세션·백룸, 국내 극장가 연이어 흥행

 

최근 국내 극장가에서는 ‘옵세션’의 기세가 매섭다. 영화는 개봉 14일 만인 지난 15일 누적 관객 50만명을 넘어서며 올해 국내에서 개봉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가운데 흥행 1위에 올라섰다.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이튿날부터 순위를 끌어올렸고, 개봉 2주차에도 상위권을 지키며 장기 흥행에 시동을 걸었다.

 

영화 ‘옵세션’ 스틸컷
영화 ‘옵세션’ 스틸컷

 

영화는 사랑을 얻기 위해 빈 소원이 걷잡을 수 없는 집착으로 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무엇이든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정체불명의 물건 원 위시 윌로우를 발견한 주인공 베어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온 니키의 사랑을 바라면서 끔찍한 사건이 시작된다.

 

흥행에는 관객 입소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익숙한 소재를 비튼 아이디어에 사운드와 편집을 활용해 공포감을 극대화한 연출, 사랑과 집착을 통해 젠더 문제를 풍자한 메시지 등이 호평받았다. 온라인상에서는 ‘피 한 방울 없이 가장 무서운 장면’ 등의 클립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청소년관람불가라는 관객층의 한계에도 입소문을 타며 뒷심을 발휘한 것이다.

 

올해 국내 극장가에서 이 같은 공포영화의 깜짝 흥행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개봉한 ‘백룸’ 역시 121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외화 공포·스릴러가 국내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조던 필 감독의 어스 이후 7년 만이다.

 

'백룸' 스틸컷
'백룸' 스틸컷

 

백룸의 흥행 중심에는 젊은 관객이 있었다. 개봉 당시 CGV 예매 관객 가운데 20대가 38%로 가장 높았고, 10대와 30대가 나란히 19%로 뒤를 이어 10∼30대만 절반을 훌쩍 넘겼다.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확대·재생산된 동명의 괴담을 영화로 옮긴 만큼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층을 자연스럽게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적은 제작비로 ‘잭팟’

 

두 작품의 국내 흥행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앞서 글로벌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옵세션’은 제작비가 불과 75만 달러(약 10억원)에 불과했지만 개봉 첫 주 만에 1600만 달러(약 219억원) 수익을 달성했고, 현재까지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달러(6851억원)를 달성했다. 제작비의 약 667배의 수익으로, 공포영화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제작비 대비 흥행이다. 역대 공포영화 흥행 톱5다. 신인급 배우들과 20일이라는 짧은 촬영 기간으로 완성된 작은 영화가 대형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수익을 만들어냈다.

 

‘백룸’도 마찬가지다. 약 1000만 달러(136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4억 달러(5479억원)에 육박하는 흥행 이익을 거뒀다. 

 

두 작품은 모두 온라인에서 출발한 젊은 감독의 작품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옵세션’을 연출한 커리 바커와 ‘백룸’의 케인 파슨스 모두 유튜브를 통해 먼저 이름을 알렸다. 온라인에서 자신만의 콘텐츠와 팬층을 만들어온 창작자들이 비교적 작은 규모의 공포영화를 발판 삼아 세계 극장가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다.

 

◆극장가 ‘효자’ 장르 된 공포

공포영화의 글로벌 약진은 두 작품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2020년대 들어 ‘메간’·‘블랙폰’·‘바바리안’·‘웨폰’·‘톡 투 미’ 등 글로벌 극장가에서는 대규모 제작비와 유명 지식재산권(IP)에 기대지 않은 공포영화가 제작비 대비 높은 수익을 올리며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포영화는 극장 산업이 처한 상황과 맞물려 더욱 매력적인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수억 달러를 투입하는 블록버스터는 흥행에 성공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까지 막대한 관객이 필요하지만 공포영화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스타 배우나 거대한 세트, 화려한 시각효과보다 아이디어와 연출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 제작비 부담을 낮춘다.

 

국내 극장가에서도 흐름은 다르지 않다. 올해 ‘백룸’과 ‘옵세션’ 등 외화뿐 아니라 한국 공포영화 ‘살목지’는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 호러 1위에 올랐다. 막대한 자본과 유명 IP를 앞세운 대작 사이에서 작은 공포영화들이 연이어 존재감을 드러내는 셈이다. 적은 제작비로도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르적 쾌감을 앞세워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점이 잇따라 증명되면서 공포영화의 흥행 질주는 당분간 국내외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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