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효자 종목으로’
한때 한국 선수단의 든든한 ‘메달밭’이었던 효자 종목들이 커다란 갈림길에 섰다. 영광 뒤로 찾아온 침체기, 그리고 거센 세대교체의 바람.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미래를 설계할 가장 중요한 시험대다.
레슬링이 대표적이다. 과거 한국의 확실한 ‘금맥’이었지만, 깊은 부진에 빠졌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2024 파리올림픽 등 2개 대회 연속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AG에서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 금메달 2개, 동메달 6개를 획득했던 것과 달리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서는 동메달 2개에 그쳤다.
절치부심의 출격이다.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다. 선봉장은 그레코로만형 67㎏급 정한재(수원시청)와 130㎏급 김민석(수원시청)이다. 2026 아시아선수권대회 동메달, 2026 세계랭킹시리즈 몽골 대회 금메달로 기세를 탄 김민석은 “올해 결혼도 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도 태어날 예정이라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세 번째 AG 출전이다.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선 동메달을 땄는데, 모든 것을 쏟아부어 반드시 금메달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남녀 배구 대표팀도 절치부심이다. 항저우 대회에서 남녀 대표팀 동반 노메달의 ‘참사’를 겪었다. 동반으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것은 AG 역사상 처음이었다. 남자 대표팀은 7위로 마감하며 1966년 방콕 대회 이후 61년만, 여자 대표팀 역시 5위로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여자 배구는 김연경 등 황금세대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으면서 국제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주장 강소휘(한국도로공사)는 “매 경기 투지와 열정을 보여드리겠다. 팀이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도는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완성을 증명해야 한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 금메달 4개를 수확했지만, 항저우 대회에선 금메달 1개에 그쳤다. 1990 베이징 대회 당시 기록한 역대 최저 금메달 2개에도 못 미쳤다.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황금기를 이끌었던 베테랑들의 빈자리를 채운 젊은 에이스들에게 기대를 건다. 목표는 금메달 4개다. 여자부 57㎏급 허미미(경북체육회)를 비롯해 78㎏ 이상급 이현지(용인대), 남자부 81㎏급 이준환(포항시청), 100㎏ 이상급 김민종(양평군청)이 금빛 사냥에 나선다.
남자 스쿼시도 세대교체와 함께 사상 첫 메달을 정조준한다. 1998 방콕 대회서 정식 종목 채택 이후 아직 메달이 없다. 패기로 무장한 신예들에게 기대를 건다. 2024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건 나주영(충청남도체육회)이 선두에 선다. 여기에 2025 뉴질랜드 새틀라이트대회 금메달, 2025 홍콩 아시아 주니어 팀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낸 오서진(인천시체육회)도 가세한다.
탁구 역시 젊은 피들을 앞세운다. 중국 귀화 선수인 주천희(삼성생명)가 은퇴한 ‘AG 금메달리스트’ 전지희의 공백을 메웠다. 신유빈과 새로운 복식 조를 이뤄 금메달을 노린다. 여기에 남자 대표팀 중심축으로 우뚝 선 2006년생 오준성(한국거래소)이 메달 사냥에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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