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삼성, 오늘은 KT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 막판 선두 자리는 한 팀이 오래 차지할 틈이 없다. 한쪽이 올라서면 다른 쪽이 곧바로 끌어내리는 ‘시소게임’이 반복되면서 선수단도 경기가 끝나면 순위표부터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
10일 현재 KT가 72승3무46패, 승률 0.610으로 1위다. 삼성은 73승3무47패, 승률 0.608로 바로 뒤에 붙었다. 승차는 ‘0’. 두 팀을 가르는 건 고작 승률 0.002다. KT가 전날 롯데를 16-3으로 꺾으면서 6일 만에 다시 선두를 가져왔다.
후반기 순위표만 펼쳐봐도 팽팽함이 선명하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삼성은 후반기 들어서도 7월 말까지 정상을 지켰지만, KT가 추격해 지난달 초 선두를 빼앗았다. 이후 삼성이 다시 올라섰고,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 차례 선두가 바뀌었다. 시즌 끝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선두 경쟁은 안개 속 형국을 유지 중이다.
남은 일정을 보면 KT는 23경기, 삼성은 21경기를 남겼고 무승부도 나란히 3차례다. 맞대결에서는 삼성이 9승4패로 앞선다. 두 팀이 직접 맞붙을 기회도 세 차례 남아 있다. 1위의 가치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 걸려 있다. 1989년 이후 35시즌 가운데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건 30차례, 확률로 85.7%에 달한다.
정규리그 144경기를 치르고도 승률 공동 1위라면 한 판을 더 치른다. KBO 규정상 두 팀이 승률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치면 별도의 1위 결정전을 갖는다. 홈구장은 상대 전적 다승, 다득점, 전년도 성적 순으로 정한다.
삼성은 이미 맞대결에서 9승4패로 앞서 남은 3경기를 모두 내줘도 9승7패로 우위를 지킨다. 두 팀만 공동 1위로 마칠 경우 결전지는 대구다. 1위 결정전 기록은 포스트시즌 기록과 마찬가지로 정규리그 기록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취급한다.
자연스럽게 5년 전 기억이 겹친다. 2021년에도 KT와 삼성은 76승9무59패로 나란히 정규리그를 마쳤다. 결국 단일리그 체제 최초의 1위 결정전이 열렸고, 당시 상대 전적에서 9승1무6패로 앞선 삼성의 홈 대구에서 마지막 한 판을 치렀다.
접전 끝 승자는 KT였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불과 사흘 전 NC전서 108구를 던지고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99구 무실점 투혼을 펼치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그 기세를 한국시리즈까지 이어 두산을 4연승으로 제압하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이때를 경험한 KT 선수단에 있어 지금의 접전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올 터. 후반기 초반 삼성과 선두 경쟁 구도를 두고 김민혁은 팬들이 2021년처럼 또 타이브레이커를 보고 싶어 할 수도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아니다. 우리 팀 팬분들이 그럴 리가 있나”라며 웃으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을 정도다. 이강철 감독 역시 당시 마운드를 지배했던 주인공을 떠올리며 “쿠에바스 지금 없는데, 다시 데려와야 하나”라고 농담을 건넸다.
올해도 두 팀의 시소는 좀처럼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있다. 5년 전처럼 정규리그 144경기로도 승부를 끝내지 못하고, 대구에서 다시 ‘145번째’ 승부를 벌이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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