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직행할 것인가, 한국서 먼저 증명할 것인가.
야구 선수에게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꿈의 무대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문을 두드리고 싶은 마음이 클 터.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유망주들이 많아졌다. 다만, 어떤 길로 가느냐는 개인의 선택이다. 목적지는 같지만 출발점이 다르다.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처럼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도, 류현진(한화)처럼 KBO리그서 충분한 검증을 마친 후 진출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경로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2027 KBO 신인드래프트’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교 유망주들의 거취가 화제다. 한 박자 빠르게 MLB 도전을 외친 이들이 늘어났다. 박찬민(광주제일고)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입단한 가운데(계약금 120만5000달러) 엄준상(덕수고·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150만 달러), 신희주(청담고·밀워키 브루어스·비공개), 남현우(서울컨벤션고·디트로이트 타이거스·60만 달러) 등도 빅리그와 계약했다. 권시우(장충고), 조성철(라온고) 등도 막바지 협상에 한창이다.
모두가 직행 비행기를 타는 것은 아니다. MLB 구단들의 집중 관심을 받았던 하현승(부산고)은 KBO리그를 택했다.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심지어 뉴욕 양키스는 직접 편지를 보내는 한편 계약금으로 300만 달러(한화 약 40억원)까지 제시하는 등 강하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빅리그 꿈이 없는 게 아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현승은 “KBO리그서 데뷔해 포스팅 자격을 얻을 때까지 잘 갈고 닦겠다. 좋은 대우 받으며 미국에 가겠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정답은 없다.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미국으로 직행하게 될 경우, 마이너리그부터 경험하게 된다. 언어적 부분이나 문화 측면에서 이해도가 높아진다. 추 보좌역은 과거 “마이너리그부터 올라가면 선수들과의 관계 등 미국 생활 적응이 좀 더 용이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KBO리그를 거쳐 갈 경우 조금 더 안정적인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 MLB는 철저히 자본주의 논리대로 움직이다. 몸값을 높인다는 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어떻게 가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착륙이다. 매년 수많은 이들이 도전장을 던지지만, 실제 MLB 무대에 서는 건 극소수에게만 허락된다. 심준석, 장현석(LA다저스), 조원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특급 재능을 자랑했던 자원들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분전하고 있지만, KBO리그를 거친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고우석(LG)은 KBO리그서 통합우승을 맛본 뒤 미국으로 향했지만 빅리그 출전은 4경기에 그쳤다. 큰 무대를 원한다면, 진출 그 이상까지 바라보는 촘촘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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