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별 전부터 겪는 펫로스”… 노령·중증질환 반려동물 가족의 눈물

-시흥시 주최·포포즈 주관 ‘아름다운 이별을 위하여’ 특강
시흥시민을 위한 펫로스 특강에 참석한 홍채희 씨의 품에 반려견 원이가 안겨 있다. 홍 씨는 “원이가 고령과 질병으로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서 항상 함께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시흥시민을 위한 펫로스 특강에 참석한 홍채희 씨의 품에 반려견 원이가 안겨 있다. 홍 씨는 “원이가 고령과 질병으로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서 항상 함께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강아지가 너무 고통스러워하니까 안락사를 고민하다가도, 딱 1년만이라도 더 함께하고 싶고….”

 

경기 시흥시민 홍채희 씨 가족은 13년째 반려견 ‘원이’와 살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2013년 크리스마스 이브, 눈 내리는 겨울밤 길거리에서 떨고 있던 유기견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시작됐다.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동물병원에서는 이 강아지의 나이를 5살로 예상했다.

 

한 가족으로 13년을 함께하는 사이 원이는 18살이 됐고 최근 눈에 띄게 건강이 악화됐다. 척추를 다쳐 혼자서는 걷지도, 밥을 먹지도 못하는 원이를 품에 꼭 안은 홍 씨는 “심장과 신장도 좋지 않은데 척추 때문에 치료를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함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여러 감정과 생각이 오간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별 경험 없음에도 특강 신청 多… “반려동물 인식 변화에 따른 현상”

 

홍 씨 가족을 만난 건 지난 8일 시흥시와 반려동물 장례식장 브랜드 포포즈가 준비한 펫로스 특강 ‘아름다운 이별을 위하여’가 열린 시흥시농업기술센터였다. 주최처인 시흥시 축산과에서 사전 모집한 시민 약 30명이 모인 가운데 포포즈가 행사를 주관했다. 척추 보호대를 차고, 이빨이 다 빠진 탓에 혓바닥이 입 밖으로 흐른 원이지만 눈빛만은 마치 별처럼 반짝였다.

 

시흥시와 반려동물 장례식장 브랜드 포포즈가 준비한 펫로스 특강을 찾은 반려인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박재림 기자
시흥시와 반려동물 장례식장 브랜드 포포즈가 준비한 펫로스 특강을 찾은 반려인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날 특강에는 원이네 가족 말고도 노령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보호자들이 많이 방문했다. 한 청중은 “14살 반려견과 살고 있는데 앞으로 다가올 날을 대비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16살 몰티즈가 최근 갑자기 식음을 전폐하고 걷지도 못하고 있다. 이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참석자의 절반 이상이 아직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건 아니지만 대비 차원에서 방문한 것으로 보였다.

 

첫 강연자로 나선 고선영 해마루 반려마음센터장은 “2차 동물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중증이나 난치병 동물과 보호자를 자주 만나게 된다”며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이 언제 떠날지 모르는 불안감, 반려동물의 죽음을 미리 떠올렸다는 죄책감, 치료비에 대한 부담, 무력감, 양가적인 감정, 예기애도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예기애도란 상실을 알면서도 관계를 지속해야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긴장 상태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가족처럼 여긴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며 겪는 상실감과 고통, 슬픔으로 알려진 펫로스증후군이 반려동물과 이별을 하기 전부터 찾아오는 것. 고 센터장은 특강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자리를 잡으면서 발생하는 역설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반려동물이 높은 수준의 보살핌 속에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해석하면서도 “다가올 이별 때문에 오늘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선영 해마루 반려마음센터장이 펫로스 특강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고선영 해마루 반려마음센터장이 펫로스 특강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특강 중 청중들이 필기를 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인 가운데 고 센터장은 “펫로스증후군은 보통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2개월 내 가장 힘든 경우가 많다”며 “1년 이상 지속된다면 상담 등 케어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이상한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짚었다. 그 역시 14년을 함께한 반려견과 이별 후 1년 이상 펫로스증후군을 앓았다고 털어놨다.

 

펫로스증후군의 대처로 솔직한 감정표현, 기념물 만들기, 전문가와 상담 등을 제시한 고 센터장은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서 펫로스를 연구하며 이겨냈다”며 “애도는 소중한 존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을 삶의 한 부분으로 잘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죽음 앞에 당황하지 않도록”… 장례지도사가 소개하는 수습법과 장례절차

 

두 번째 강연자로 8년차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김동찬 포포즈 용인점장이 강단에 올랐다. 반려동물 장례 비중이 30%이며 41.3%는 매장 혹은 투기한다는 최근 자료를 제시한 그는 “저 역시 업계에 몸담기 전까지 반려동물 장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며 “실제로 반려동물과 이별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정보들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우선 김 점장은 집에서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수습법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사체에서 배변 배뇨 체액 나올 수 있으니 배변패드 혹은 수건 깔고 목 부분을 수건 등으로 살짝 받쳐주고, 사후경직 전 혀 물지 않도록 물티슈나 탈지면 이용해 어금니 사이에 물려주는 게 좋다.

 

동물이 죽음 이후 눈을 감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억지로 감기려고 하지 말고 젖은 손수건으로 살짝 덮어주는 게 좋다. 마른 손수건을 사용하면 안구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아울러 사후경직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풀리니 굳이 몸을 풀어준다고 만져주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관절이 약해진 상태라 부상을 일으킬 수 있다.

 

김 점장은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하루 정도 집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권장한다”며 “서늘한 곳의 바닥에 아이스팩을 깔고 그 위에 얇은 이불이나 타월을 두고 그 위에 동물의 몸을 편한 자세로 올리면 된다. 외부 상처가 없을 경우 48~72시간까지는 눈에 띄는 부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으로 이동시에는 몸보다 넉넉한 상자에 배변패드를 깔고 담요로 가볍게 감싸는 게 좋다. 목 부분을 잘 받치는 것도 중요하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김동찬 포포즈 용인점장이 펫로스 특강에서 사체 수습법을 소개하고 있다. 포포즈 제공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김동찬 포포즈 용인점장이 펫로스 특강에서 사체 수습법을 소개하고 있다. 포포즈 제공

 

장례 절차와 포포즈의 서비스도 소개했다. 김 점장은 “포포즈는 유골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별 화장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며 “대부분 장례식이 외지에 위치했는데 포포즈는 운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편도)한다. 상담, 염습, 추모, 화장, 유골 수습 및 인도까지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알렸다.

 

그는 “고객이 가족의 마지막 길을 맡기는 것이니 만큼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보호자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섭고 괜히 ‘부정’ 탈까 검색도 못했던 정보들… 실질적 도움 됐다”

 

강연 이후에는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반려동물의 등록말소 신고 방법, 수의나 관 등 장례용품을 미리 준비해갈 수 있는지, 장례 과정에서 유골이 섞이는 일은 없는지, 몸무게에 따른 장례비용 차이 등 세부적이고 실질적인 사항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라 인상적이었다.

 

김 점장은 “반려동물의 등록말소 신고는 보호자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례식장에서 대리할 수 없고 개인이 직접 해야 한다”며 “거주하는 시군구청에서 말소 신고를 할 수 있고 온라인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례용품을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화장 시 유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못이나 타카가 박힌 관, 함성섬유로 만든 수의는 사용이 불가능함을 전했다.

 

시흥시 축산과 관계자가 펫로스 특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포포즈 제공
시흥시 축산과 관계자가 펫로스 특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포포즈 제공

 

포포즈와 시흥시가 맺은 업무협약으로 시흥시민은 인접한 지역의 장례식장인 화성 1·2호점과 김포점에서 장례비용 10% 할인(취향계층 20%)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알렸다.

 

이날 끝까지 특강을 들은 홍채희 씨는 “장례 등에 대해서 검색하려니 무섭기도 하고, 아직 원이가 죽은 것도 아닌데 그런 걸 알아보면 괜히 부정을 탈 것 같아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했었다”며 “그동안 몰랐던 정보들을 많이 알게 돼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흥시 축산과 관계자도 “반려동물은 많은 시민에게 가족과 같은 존재”아려 “앞으로도 반려동물 양육가정을 위한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포포즈를 운영하는 펫닥의 윤성식 대관(CR)팀장은 “아직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미리 펫로스증후군을 대비하고 장례에 대해서도 준비하려는 분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며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자리 잡아감을 실감한다. 앞으로도 반려가족이 마지막 예를 지킬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반려동물 장례식장 1위 브랜드인 포포즈는 전국에서 10개 직영점(경기광주점, 화성 1~2호점, 김포점, 양주점, 세종점, 부산점, 김해점, 용인점, 일산점)을 운영 중이다.

 

시흥=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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