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걸리면… ‘총알탄 사나이’ 세베리노, KBO 적응 속도 낸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손에는 공교롭게도 ‘홈런’ 과자가 들려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취재진 앞에 선 유니어 세베리노(두산)는 “첫 홈런을 치기 전에도 팀 동료가 홈런 모양 과자를 하나 줬는데, 이틀 정도 뒤에 정말 홈런이 나왔다”며 웃었다. 이번에는 과자를 손에 쥔 채 시즌 두 번째 아치를 돌아봤다.

 

세베리노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홈경기에 5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5-0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0-0이던 2회 말 키움 선발 박준현의 시속 154㎞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두산 구단 트래킹 데이터 기준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80.6㎞. 세베리노는 “타자는 항상 빠른 공에 대비해야 한다. 빠른 공 타이밍에 맞춰놓고 이후 변화구에 대응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했다”며 “확실히 잘 맞았다는 느낌은 들었다”고 돌아봤다.

 

낯선 장면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키움전에서 터뜨린 KBO리그 첫 홈런도 타구 속도가 시속 178.2㎞에 달했다.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장타력은 가장 돋보이는 무기였다. 2023년 더블A와 트리플A서 35홈런을 때려 마이너리그 전체 공동 최다 기록을 써냈고, 당시 베이스볼아메리카 등에서도 세베리노의 강한 손목과 빠른 배트 스피드, 빼어난 장타력을 강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세베리노도 “타구 속도는 커리어 내내 제대로 맞았을 때 빠른 편이었다. 그런 부분이 홈런과 장타를 만드는 데 많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3회에는 우익수 쪽 2타점 적시타까지 보탰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물론 한국 무대 적응은 아직 진행형이다. 타석에서의 부침을 털 필요가 있다. 앞서 퓨처스팀(2군) 담금질도 거쳐야 했다.

 

두산이 세베리노를 데려오기 전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다즈 카메론은 75경기서 9홈런 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3을 기록했다. 그러나 세베리노는 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는 “각자 역할과 능력이 다른 선수다. 전임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내가 최대한 팀 승리에 기여한다는 목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초반 시행착오도 조금씩 걷어내고 있다. 세베리노는 “한국 투수들을 충분히 만나면서 적응이 많이 됐다”며 “높거나 낮은 코스로 많이 승부하고 직구 회전도 좋은 느낌이다. 결국 나쁜 공에 손이 나가지 않고 실투를 치는 게 타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시선은 더 먼 곳을 향한다. “지금 성적이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인정한 세베리노는 “가장 중요한 건 시즌 막바지 최대한 많은 경기를 이겨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본래 유쾌함이 가득한 선수다. 넘치는 흥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을 뿐이다. 남은 시즌 목표를 묻자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갈 때는 우승반지를 끼고 가고 싶다”고 활짝 웃으며 운을 뗀 뒤 “지금 우리 팀 선수 구성이라면 충분히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잠실=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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