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무섭다고 참았다간...검사 필요한 증상은?

건강검진 시기가 다가오면 유독 내시경검사 앞에서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검사 과정이 불편하거나 혹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까 걱정돼 미루는 경우다. 평소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이 반복돼도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라며 버티기도 한다.

 

하지만 소화기 증상은 비슷해 보여도 원인은 다양하다. 흔히 접하는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부터 간 질환, 담석증·담관염·췌장염처럼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까지 범위가 넓다. 증상만으로 어느 장기에 문제가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워 전문의 진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검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리놀병원 소화기내과 박승근 과장은 “내시경검사를 두려워해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계속 미루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 “검사 자체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재 어떤 증상이 있고 왜 검사가 필요한지 충분히 설명을 듣고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속쓰림·목 이물감 반복된다면 “위·식도 상태 확인”

 

역류성 식도염은 위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에 불편한 증상이나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쓰림과 신물이 올라오는 느낌이지만 환자에 따라 목 이물감, 만성기침, 쉰 목소리처럼 소화기 질환과 바로 연결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염 역시 명치 부위 통증이나 더부룩함, 소화불량,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증상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판단하기 어렵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될 경우 연령과 가족력, 복용 중인 약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 등을 살피고 필요에 따라 위내시경검사를 시행한다.

 

내시경에서는 식도와 위 점막을 직접 관찰해 염증이나 궤양 등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도 시행한다. 이후 검사 결과에 따라 약물치료와 함께 과식이나 야식, 음주 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생활습관을 조정한다.

 

박승근 과장은 “내시경검사는 검사 자체만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병력, 검사 결과를 함께 해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같은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이라도 원인이 다를 수 있어 진료 단계에서부터 필요한 검사를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증상 없어도 관리 필요한 간염

 

소화기내과 진료는 위와 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간 역시 소화기내과가 다루는 주요 장기다.

 

특히 만성 B형·C형 간염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장기간 진행될 수 있다. 간 기능이 상당히 저하되기 전까지 특별한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등을 통한 정기적인 평가가 중요하다.

 

만성 B형간염의 경우 환자의 바이러스 수치와 간수치, 간섬유화 정도 등을 평가해 항바이러스 치료 필요성을 결정하고 지속적인 추적관찰을 시행한다. C형간염은 현재 경구용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치료가 가능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간과 음주 관련 간질환 역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지방간은 일부에서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어 체중, 혈당, 혈압, 지질수치와 음주습관 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박승근 과장은 “간질환은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상태가 가볍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만성 바이러스간염이나 지방간 등이 있다면 현재 간 기능뿐 아니라 간섬유화 진행 여부와 동반 대사질환까지 함께 살피면서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화기질환에서는 치료와 함께 식사와 영양 상태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복통이나 소화불량, 구역감 등이 지속되면 식사량이 줄기 쉽고, 간·췌담도 질환처럼 소화와 대사에 영향을 주는 질환에서는 영양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박 과장은 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과 치료 후 회복을 지원하는 메리놀병원 집중영양관리위원회(NST)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무조건 음식을 제한하기보다는 질환의 종류와 현재 증상에 맞춰 식사량과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장기간 식사가 어렵거나 체중 감소가 이어지는 경우에는 단백질과 열량 섭취가 충분한지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영양 상태를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회복기에도 증상이 좋아졌다고 곧바로 기존 식습관으로 돌아가기보다 소화 상태와 치료 경과를 살피면서 식사를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담석·담관염은 빠른 감별 중요

 

갑작스럽게 심한 윗배 통증이 발생하면 위장질환만 생각하기 쉽지만 담낭이나 담관, 췌장 문제일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담석은 담낭이나 담관에 돌이 생기는 질환으로 위치에 따라 증상과 치료가 달라진다. 담낭에만 존재하는 담석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담관을 막게 되면 심한 복통과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세균 감염이 동반되면 담관염으로 이어져 발열이나 오한이 발생하기도 한다.

 

췌장염 역시 심한 상복부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소화기 질환이다. 급성 췌장염은 담석이나 음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통증이 등 쪽으로 퍼지거나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환자의 증상과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CT 등 영상검사를 종합해 진단하고 원인과 중증도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담관에 결석이 걸리거나 담즙 배출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내시경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도 있다. 따라서 평소와 다른 심한 복통과 함께 황달, 고열, 오한 등이 나타난다면 일반적인 소화불량으로 여기며 버티기보다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박 과장은 “췌담도 질환은 위염이나 장염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빠르게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증상의 양상을 세심하게 구분해야 한다”며 “특히 심한 복통과 발열, 황달이 함께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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