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기록은 놓쳤지만, 내야수 김도영(KIA)의 올 시즌 40번째 아치는 또 다른 첫 순간을 아로새기게 됐다. 타이거즈 역사상 누구도 밟지 못했던 국내 선수 한 시즌 40홈런 고지다.
김도영은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열리고 있는 삼성과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40호 홈런을 터뜨렸다.
출발은 잠잠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좌익수 직선타에 그쳤다. 기다리던 한 방은 세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팀이 1-4로 끌려가던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삼성의 바뀐 투수 미야모리 사토시가 던진 초구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리자 지체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이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 비거리 130m짜리 추격의 솔로포(2-4)가 됐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밟은 40홈런 고지다. 종전 개인 최다 기록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2024년 당시 38홈런이었다.
동시에 타이거즈 구단 역사에도 이름을 새겼다. 해태 시절을 포함해 국내 선수가 한 시즌 40홈런을 기록한 것은 김도영이 처음이다.
외국인 선수까지 범위를 넓혀도 40홈런은 딱 한 번뿐이었다.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가 기록한 40홈런이 타이거즈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나아가 홈런 하나만 더 보태면 27년 묵은 구단 신기록을 새로 쓸 수 있다.
기다림 끝에 나온 한 방이라 의미는 더 컸다. 김도영은 지난달 26일 롯데전서 시즌 39호포를 터뜨린 뒤 KBO리그 역대 최연소 40홈런 기록에 도전했다. 그러나 상대의 집중 견제와 야속한 날씨가 겹쳤다. 39호포 이후 6경기에서 볼넷 9개를 얻었고, 이 가운데 자동 고의볼넷도 3차례 나왔다. 여기에 네 차례 우천 취소까지 더해졌다.
마지막 기회였던 지난 6일 KT전에서는 4안타를 몰아치고도 모두 단타에 그치면서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가 보유한 최연소 40홈런 기록을 넘지 못했다. 하루 뒤인 7일은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휴식일이라 타이기록을 작성할 기회도 사라졌다.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루를 쉬고 다시 선 그라운드에서 기다리던 40호포를 시원하게 터뜨렸다. 김도영의 홈런 타구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간 직후 방송사 중계 화면엔 라이온즈파크 오른쪽 외야 관중석 한편에 자리한 ‘이승엽 벽화’가 잡혔다.
시선은 이제 다른 곳으로 향한다. 김도영은 가장 먼저 40홈런 고지에 오르며 홈런왕 경쟁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KIA의 마지막 홈런왕은 2009년 36홈런으로 정상에 오른 김상현이다. 김도영이 끝까지 가장 앞에서 레이스를 마친다면 타이거즈는 17년 만에 홈런왕을 배출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