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세를 이어 아시안게임(AG)에서도 꼭 1등하고 싶습니다.”
AG를 앞둔 한국 태권도에 기분 좋은 금빛 신호가 켜졌다. 문진호(한국체대)와 송다빈(울산광역시체육회)이 안방에서 나란히 생애 첫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감격의 우승 순간이다. 두 선수는 7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서 열린 무주 태권도원 2026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마지막 날 각각 남자 68㎏급과 여자 67㎏초과급 정상에 올랐다. 모두 2026 아이치·나고야 AG서도 같은 체급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문진호는 결승에서 마르코 골루비치(크로아티아)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완파했다. 1라운드를 7-0으로 가져간 데 이어 2라운드도 13-7로 잡아 승부를 끝냈다.
지난해 방콕 그랑프리 챌린지 정상에 올랐던 문진호에게 이번 우승은 한 단계 더 나아간 결과다. 그랑프리 시리즈에선 처음 밟은 정상이다. 그는 “간절하게 준비했는데 경기장에서 준비한 것이 잘 나왔다”며 “붙어서 득점을 많이 내는 훈련을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됐다”고 돌아봤다.
최근 경기 운영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지난해보다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하면서 자신의 공격을 풀어낼 여유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문진호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등을 했으니 이 기세를 이어가고 싶다”며 “진천 선수촌에 들어가 잘 준비해서 AG에서도 꼭 정상에 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송다빈의 금메달에는 ‘설욕’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졌다. 결승에서 만난 아나스타시야 코스미체바(러시아)는 지난해 같은 무주서 열린 그랑프리 챌린지 결승에서 쓰라린 패배를 떠안겨준 상대다. 당시 0-2로 졌던 송다빈은 1년 만의 재대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생애 첫 그랑프리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복수혈전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발목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 송다빈은 결승서 1라운드를 7-9로 내줬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2라운드를 11-10으로 가져온 뒤 마지막 3라운드에서 12-7로 승리해 뒤집기를 완성했다.
지난해에는 가능성을 보여준 무주였고, 올해는 결과까지 가져온 무주가 됐다. 송다빈은 “지난해 무주에서 아쉽게 졌던 상대라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1라운드에서 진 것은 잊고 새로 시작하자는 생각을 했다. 맞더라도 내가 해야 할 것만 생각하고 발을 찼고, 그게 득점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금빛 발차기로 포문을 열었다. 문진호와 송다빈의 시선은 이제 아시아 무대로 향한다.
막연했던 불안도 자신감으로 바꿀 수 있는 우승일 터. 이에 활짝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송다빈은 “무주 그랑프리 전까지는 시행착오도 있었고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이번 우승을 통해 탄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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