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제자리인 ‘위안부’ 기록물 등재…“유네스코, 더는 방치 말아야”

국제연대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10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제연대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10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관련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1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등재를 추진해온 국제연대위원회가 유네스코에 책임 있는 해결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국제연대위원회’는 6일 서울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등재 추진 경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장기간 미뤄지고 있는 양측 간 대화와 관련해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2015년 한국을 비롯한 7개국 14개 단체가 참여해 출범했다. 이듬해 영국 왕립전쟁박물관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당시 제도의 실상을 담은 기록물 2744건을 ‘일본군 위안부의 목소리(Voices of the Comfort Women)’라는 명칭으로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했다.

 

해당 기록물은 유네스코 등재심사소위원회(RSC)로부터 역사적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자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일본, 미국 등 4개의 우익 성향 단체가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등재를 신청하면서, 국제자문위원회(IAC)는 2017년 당사자 간 대화(dialogue)를 권고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양측은 2024년 2월 대화를 진행하기 위한 전제조건(T&C)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 측 신청자가 추가 조건을 제시하면서 협의가 다시 늦어졌다.

 

유네스코 사무국은 중재 끝에 지난해 2월 양측에 같은 해 6월 유네스코 본부에서 첫 대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회의 일정은 올해 7월로 한 차례 미뤄졌고, 이후 유네스코 측이 재정 문제를 이유로 또다시 연기를 통보하면서 현재까지 개최되지 못한 상태다.

 

위원회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유네스코가 실질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로는 ‘공정하고 공평하게’를 내세우지만 지속적으로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며 “이제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위안부 기록물은 전시 여성 폭력의 참혹한 결과와 인권침해를 보여주는 역사적 근거로, 미래세대에 전해야 할 세계적 의미를 지닌 유산”이라며 “전문심사 과정에서 이미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은 기록물이 장기간 심사 절차에 묶여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유네스코는 특정 회원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해 세계기록유산 제도의 원칙과 전문적 권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내달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추진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등재 과정에서 발생한 지연 상황과 대화가 성사되지 못한 경위, 위원회 입장 및 향후 해결 방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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