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이 향후 수년간 1000억유로 이상을 투입하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생산 거점과 고용 안정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경영이사회가 마련한 ‘미래계획 2030’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그룹은 이번 계획을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변혁 프로그램으로 규정했다.
핵심은 경쟁력 회복이다. 폭스바겐은 12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그룹과 산하 브랜드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각 브랜드와 자회사, 근로자 대표도 후속 조치 마련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투자 규모도 공격적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수년간 1000억유로 이상을 투자해 주요 브랜드를 한층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블루메 CEO는 “이번 결정은 폭스바겐그룹의 미래를 향한 강력한 신호”라며 “그룹 임직원과 협력 파트너, 전 세계 제조업 일자리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이 이번 계획을 내놓은 배경에는 갈수록 거세지는 글로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 등으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올라프 리스 니더작센주 총리는 “폭스바겐과 독일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과제가 막중하다”며 “미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계획은 비용 절감이나 투자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고용 안정과 각 생산 거점의 장기적인 생존 방안도 함께 담겼다.
크리스티아네 베너 폭스바겐 감독이사회 부의장 겸 IG메탈 위원장은 모든 공장을 대상으로 미래 시나리오를 수립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다니엘라 카발로 폭스바겐그룹 총노사협의회 의장도 고용 안정과 경제적 수익성을 함께 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스 디터 푀치 폭스바겐 감독이사회 의장은 “이번 미래계획은 그룹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청사진”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결국 실행력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1000억유로가 넘는 투자와 12대 핵심 과제가 신차 경쟁력 강화와 비용 구조 개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흔들린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미래차 기술 투자와 수익성 개선, 고용 안정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변혁의 난도는 높다는 평가다.
다만 경영진과 감독이사회, 노동계가 장기적인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폭스바겐이 ‘미래계획 2030’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재편 국면에서 다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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