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투 0회’ KIA 불펜의 힘… 가장 뜨거운 순간, 전상현이 증명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절체절명의 한 점 차 1사 만루. 안타 하나면 승부가 뒤집힐 수 있는 위기서 KIA가 꺼내든 카드는 전상현이었다. 결과는 병살타 엔딩. 시즌 막바지까지 단 한 번의 3연투도 허락하지 않은, 철저한 불펜 관리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전상현은 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서 4-3으로 앞선 8회 초 1사 만루에 등판했다. 앞서 등판한 조상우가 주자들을 남긴 데다가 공교롭게도 타석에는 최원준이 섰다.

 

지난 시즌까지 KIA에서 한솥밥을 먹다 트레이드(↔NC)와 자유계약(FA)을 거쳐 KT로 이적한 옛 동료다. 전상현은 “무조건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최)원준이에게 맞으면 한 10년은 놀림을 받을 것 같아 더 승부욕이 났다”고 웃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당초 계획을 그렸던 삼진은 아니었지만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최원준의 타구가 유격수 하주석 정면으로 향했고, 하주석이 직선타를 잡은 뒤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 장진혁까지 잡아냈다. 순식간에 이닝 종료. 전상현은 “결과만 보면 내가 이겼지만 과정만 보면 졌다. 운이 굉장히 많이 따랐다”고 설명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김현수와 안현민, 샘 힐리어드를 차례로 돌려세워 팀의 6-3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첫 세이브이자 지난해 8월5일 사직 롯데전 이후 396일 만에 맛본 세이브였다.

 

더 반가운 것은 건강하게 중요한 순간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상현은 올 시즌 초 늑간근 미세 손상으로 자리를 비운 뒤 6월 중순에야 돌아왔다. 사실 복귀 뒤에도 예전만큼 올라오지 않는 구속과 구위를 두고 고민이 깊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그는 “최근 스피드와 구위가 떨어져 변화구 위주의 피칭도 많이 했다. 스트레스가 컸다”며 “김지용 코치님과 계속 훈련 드릴을 해왔다. 오늘은 왼쪽 어깨 움직임을 신경 썼는데 구속과 구위가 조금 개선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고민 속에도 버틸 수 있게 한 배경엔 팀 차원의 관리도 있다. 물론 전상현은 이날 팀 사정상 2연투에 더해 멀티이닝까지 소화했다. 그럼에도 고개를 젓는다. KIA는 시즌 막바지인 현시점에도 10개 구단 가운데 불펜 투수의 3연투가 한 차례도 없는 유일한 팀이다. 멀티이닝(75회) 빈도 역시 16.3%로 리그 최저 8위다.

 

불펜진도 이를 체감하고 있다. 특히 전상현은 “다른 팀을 보면 3연투도 많고, 불펜에서 대기하면서 팔을 푸는 경우가 잦은데 우리 팀은 그런 모습이 유독 적다”며 “감독님 덕분이다. 코치님들도 관리를 정말 잘해주신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리그 전반적으로 화려한 구속 경쟁의 연속이다. 전상현은 다르다. 확고하게 자신만의 길을 걷는 중이다. 팀 후배이자 새 마무리로 자리 잡은 이의리는 시속 155㎞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진다. 전상현은 “엄청 부럽기는 하다”고 웃으면서도 “나는 스피드에 욕심은 없다. 대신 구위에 대한 욕심은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맡아야 할 몫은 분명히 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최대한 적은 투구 수로 끝내려고 한다. 볼넷 주는 걸 정말 싫어한다. 차라리 맞자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강조했다.



광주=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