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빛이 되는 너의 안타를 보여줘~”
프로야구 SSG와 두산의 맞대결이 펼쳐진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경기가 끝난 뒤에도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큐티 식스’ 김성현 SSG 플레잉코치의 은퇴식을 함께하기 위해서다. ‘CUTIE SIX, THE GLOW GOES ON’라는 메인 콘셉트답게 빨간 불빛이 경기장을 수놓았다. 이때만큼은 모두가 하나가 됐다. SSG 선수단 모두 김성현의 등번호 ‘6번’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착용했다. 김성현의 등장곡과 응원가 또한 계속 울려 퍼졌다.
김성현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선수 시절 동고동락했던 얼굴들이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과거 왕조 시절을 함께했던 박정권, 조동화, 박재상, 이명기, 채병용, 제이미 로맥 등에서부터 오태곤, 한유섬, 최지훈, 안상현, 정준재 등에 이르기까지 한 목소리로 김성현의 인생 제2막을 응원했다. 특히 김광현과 최정은 부상으로 수술 후 재활 중임에도 기꺼이 현장을 찾았다. 김성현을 각각 엄마, 동반자라 표현하며 나란히 꽃목걸이를 걸어주기도 했다.
“절대 울지만 말자는 생각뿐이다.” 경기 전 김성현은 나름대로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쉽지 않았다. 2006년 입단 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그만큼 추억도, 기억도 많을 수밖에 없을 터. 동료들도 잠시나마 그때로 돌아간 듯했다. 누구랄 것 없이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태곤은 영상에서조차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성현을 향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조용히 이를 바라보는 김성현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내야 핵심이었던 만큼 마지막 퍼포먼스도 수비였다. 병살 장면을 재연했다. 유격수로 나서, 2루에 있던 박성한의 공을 받아 1루 오태곤에게로 송구했다. 선수단의 헹가래에 이어 불꽃축제로 이날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김성현은 은퇴사를 통해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돼 여러 감정이 든다”며 “이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그동안 선수 김성현을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빛나는 모든 순간을 오래 잊지 앟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 챕터를 마무리하는 시점서, 잊을 수 없는 단어 중 하나는 단연 팬들이다. 김성현은 “예전에 인터뷰에서 ‘그 많은 관중 속에서 가장 빛난 건 우리 팬 분들’이라고 말한 적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다시 그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수로 뛰었던 수많은 날들 가운데 가장 빛났던 것은 내가 아니라, 언제나 이곳을 채워주시고 제 이름을 불러주시며 함께 웃고 울어주신 팬 여러분이다. 그 마음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간다. 지도자로서 천천히 발을 떼는 중이다. 이미 플레잉코치로서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제2의 인생도 성공하길 바란다. 본인이 원하는 수치까지 갈 수 있게끔 늘 옆에서 응원하고 계속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현은 “이제 선수로서의 시간은 마무리되지만, 선수 생활을 하며 받았던 많은 가르침과 경험을 지도자로서 후배들에게 잘 전하겠다. 새로운 자리에서 SSG와 함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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