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을 향한 성적 모욕이 잇따르고 있다. 행위 주체와 방식은 다르다. 하지만 선수의 인격과 존엄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경기력과 무관한 성적 대상화와 성적 모욕이 경기장 안팎에서 반복되면서 경고등이 켜진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는 한국 여자축구 간판 지소연(수원FC 위민)이 있다. 지소연은 지난달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시청과의 홈 경기에서 심판진의 교신 과정에서 “초반부터 예민하다. 생리하나 봐”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심판이 생리의 은어인 ‘걸스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증폭됐다.
선수를 향한 성적 모욕은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달 21일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는 박지현(LA 스파크스)이 자유투를 준비하던 중 관중이 성인용품을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 심판이 휘슬을 불어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선수들이 해당 용품을 수건으로 덮었고 팀 동료 캐머런 브링크가 물건을 치운 뒤 경기가 재개됐다.
경기력에 대한 정당한 비판과 선수의 인격을 훼손하는 행위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수현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소연 선수의 사건 같은 경우에도 경기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심판이 그 부분에 주목하지 않고 특정 현상을 언급했다. 거칠게 항의한다고 받아들여 문제의 핵심을 비껴갔다”며 “인간적인 모욕이자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이어 “스포츠는 예전부터 위계적인 구조로 이뤄져 왔다. 그런 공간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그런 인식 자체가 무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연맹 주관대회에 나서는 유소녀 선수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내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나왔다”며 “사실 WK리그 성인 팀까지는 살펴보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이번 지소연의 사건을 계기로 다양한 방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권 교수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결국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