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마운드에 선 ‘슈퍼 에이스’, 무게만 놓고 보면 한쪽으로 기운 승부처럼 보였다. 하지만 예상 밖의 접전 끝에 웃은 쪽은 프로야구 LG였다.
2년 차 우완 박시원을 앞세운 LG가 팽팽한 투수전 끝에 잠실 라이벌전을 쓸어 담았다. 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인 곽빈(두산)과의 선발 맞대결서도 기죽지 않은 배짱투가 번뜩였다. 이에 힘입은 팀은 3일 잠실 야구장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과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주중 3연전을 모두 잡은 LG는 4연승까지 내달렸다. 출발점은 박시원의 역투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박시원은 5이닝 동안 74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묶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쉽사리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맞은편엔 직전 10경기서 평균자책점1.43에 불과한 곽빈이 서 있었다. 반면 박시원은 이제 막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2년 차 투수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마운드에 섰다. 선발진의 잇단 부상으로 지난달 15일 SSG전부터 로테이션에 합류한 바 있다.
염경엽 LG 감독도 경기 전 박시원을 향해 “(박)시원이에게 바라는 건 없다. 내년, 내후년을 위해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5이닝 3실점 정도만 해도 잘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느끼고 성장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시점 가용 자원 가운데 박시원이 5선발로 가장 적합한 카드라는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이 기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이날 최고 시속 149㎞, 평균 146㎞의 직구(42개)를 필두로 슬라이더(20개)와 커브(11개), 스플리터(1개) 등을 던져 두산 타선을 꽁꽁 묶은 것. 무엇보다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으며 두산에 좀처럼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덩달아 올 시즌, 동시에 1군 통산 첫 승리를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타선에선 오스틴 딘이 담장 밖으로 결승타를 힘껏 쏘아 올렸다. 0-0이던 4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곽빈과 풀카운트까지 간 오스틴은 8구째 시속 157㎞ 높은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그의 시즌 36호 홈런이었다.
이 한 점이 이날 양 팀을 갈랐다. 곽빈은 7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분투를 펼쳤지만, 끝내 시즌 6패째를 떠안았다. LG는 박시원이 내려간 뒤 불펜진이 한 점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값진 1-0 승리를 완성했다.
타이트한 접전서 클로저의 헌신이 빛났다. 당초 등판하지 않는 방향으로 구상했던 마무리 손주영이 9회 말 세이브 상황서 첫 번째 3연투를 자청한 것. 올 시즌 선발서 마무리로 변신한 가운데 2연투만 8차례였다.
LG 트레이닝파트와 소통을 거쳐 마운드에 오른 그는 1사 3루 위기를 극복하는 등 시즌 26번째 세이브를 작성했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되는 등 KBO리그 복귀를 알린 고우석은 염 감독과의 면담을 거친 뒤 시차 적응 및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휴식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뒤 염 감독은 “오스틴의 선제 홈런과 4회 오지환의 호수비로 승리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시원을 향해선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완벽히 해줬고, 데뷔 첫 승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불펜진의 릴레이 무실점 투구에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끝까지 완벽하게 막아주면서 지키는 야구로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뗀 뒤 “마지막에 손주영이 3연투였는데 3연투를 할 수 있게끔 나를 설득했던 김광삼 코치를 칭찬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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