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경 후 LDL콜레스테롤 ‘쑥’ … “생선·견과류 섭취하고 운동을”

여성호르몬 줄면 LDL 축적
혈류 막혀 심혈관질환 유발
HDL·중성지방 수치도 중요
기름진 음식·빵·음주 줄이고
유산소·근력 운동 병행해야

콜레스테롤은 흔히 중년 남성의 건강 문제로 여겨진다. 하지만 50대부터는 여성도 신경을 써야 한다. 완경을 전후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여성의 LDL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질환 위험이 함께 높아질 수 있어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한국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40대까지 남성이 여성보다 높지만 50대부터 역전됐다. 50대는 남성 29.1%, 여성 33.6%, 60대는 각각 33.2%, 50.0%다.

김민식 인천힘찬종합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4일은 ‘콜레스테롤의 날’이다. 김민식 인천힘찬종합병원 순환기내과 과장과 함께 완경기 여성의 콜레스테롤 관리법을 짚어봤다.

-왜 50대부터 여성의 LDL콜레스테롤이 높아지나.

“가장 큰 변화는 완경에 따른 에스트로겐 감소다. 에스트로겐은 간세포의 LDL 수용체 발현과 활성을 높여 혈중 LDL을 간으로 회수하고 처리하도록 돕는다. 복부 내장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완경기에 에스트로겐 분비가 크게 줄면 간의 LDL 제거 능력이 떨어져 혈중 LDL콜레스테롤이 상승하기 쉽다.

여기에 근육량 감소와 내장지방 증가가 겹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럴 경우 간에서 중성지방과 이를 운반하는 초저밀도지단백(VLDL)의 생성도 증가한다. 중성지방이 많은 환경에서는 혈관 벽에 침투하고 산화되기 쉬운 작고 조밀한 LDL의 비율이 늘어 죽상동맥경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LDL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 위험한 이유는.

“혈중 LDL이 과도하면 일부가 혈관 내벽으로 들어가 변형되고 염증세포에 흡수되면서 죽상경화반을 만든다. 별다른 증상 없이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게 문제다. 죽상경화반이 커져 관상동맥을 좁히면 협심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상동맥이나 뇌혈관의 경화반이 파열돼 혈전이 혈류를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일으키기도 한다. LDL은 현재 수치뿐 아니라 높은 상태에 노출된 기간도 중요하다. 높은 LDL 수치가 오래 지속될수록 혈관에 가해지는 누적 부담도 커진다.”

-마른 사람이나 채소 위주로 먹는 여성은 안심해도 되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체형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마른 체형이거나 채식 위주로 식사하는 여성도 유전적 요인이나 호르몬 변화, 당류·정제 탄수화물 섭취 등에 따라 이상지질혈증이 생길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가 함께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은 혈관 벽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고혈당은 혈관 내피 기능 저하와 염증을 촉진해 죽상동맥경화 진행을 앞당길 수 있다.”

-완경 전에는 콜레스테롤이 정상이었던 사람도 검사가 필요한가.

“필요하다. 이전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었던 여성도 완경 전후에는 지질 수치와 전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다시 확인하는 게 좋다. 이때 총콜레스테롤뿐 아니라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HDL이 높다고 해서 높은 LDL로 인한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완경 전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LDL콜레스테롤이 높아질 수 있어 정기적인 지질검사와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콜레스테롤이 높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하나.

“어떤 지질 수치가 높은지에 따라 관리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LDL이 높다면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기름진 육류와 가공육, 버터, 크림 등의 섭취를 줄이고 생선·견과류·콩류 등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귀리와 보리, 콩, 채소 등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도 LDL 관리에 도움이 된다.

반면 중성지방이 높다면 단 음료와 과자, 흰 빵이나 면 같은 정제 탄수화물과 음주부터 줄여야 한다. 빠르게 걷기 등 중강도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주 2~3회 병행하면 완경 이후 증가하기 쉬운 내장지방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만 고치면 약은 먹지 않아도 되나.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목표치에 도달하기 어렵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면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LDL 목표치는 현재 수치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기존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 전체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약을 복용한 뒤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화됐다고 임의로 중단해서도 안 된다. 정상 수치는 치료 효과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어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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