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K-드라마를 향한 관심이 단순한 시청을 넘어 현지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흥행한 작품을 찾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 배우와 제작진이 직접 참여해 자국의 이야기로 다시 만드는 사례가 잇따르면서다. 한국 드라마를 향한 일본 시청자들의 호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검증된 한국 IP를 활용한 리메이크가 새로운 콘텐츠 제작 방식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실제 일본 내 한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상승세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초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함께 발표한 2026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서 일본의 한국 문화콘텐츠 호감도는 전년 대비 6.4%p 상승했다. 음악과 뷰티는 물론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드라마 리메이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드라마들이 현지 배우와 제작진을 만나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박은빈 주연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오는 10월19일 일본에서 이상한 변호사 미나미로 재탄생한다. 2022년 ENA에서 방송된 원작은 채널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인 17.5%를 기록했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뒤 비영어 TV쇼 부문 7주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었다. 일본판 주인공 미나미다 미나미 역은 배우 아시다 마나가 맡았으며, 원작의 설정을 바탕으로 일본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반영해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나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2019년 SBS에서 방송된 스토브리그가 일본판으로 제작돼 현지 시청자와 만났다. 만년 최하위 프로야구팀 드림즈의 신임 단장 백승수가 팀을 재건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국내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20.8%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본판은 배우 겸 가수 카메나시 카즈야가 주인공을 맡았고, 나가하마 네루와 노무라 만사이 등이 합류했다. 여기에 그룹 드리핀의 차준호와 배우 하도권이 특별 출연하며 한국과 일본 팬들의 관심을 동시에 끌었다.
지난해에는 신하균·여진구 주연의 JTBC 괴물이 일본 드라마로 리메이크됐다. 2021년 방송된 괴물은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각본상·남자최우수연기상 등 3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일본판은 원작의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현지 배우와 문화적 배경에 맞춰 인물과 이야기를 재구성하며 주목받았다.
국내 인기 드라마였던 박민영 주연의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도 일본판 제작 소식을 알렸으며, 더 글로리, 비밀의 숲을 연출한 안길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리메이크가 활발해지는 이유는 한국 드라마가 가진 ‘이야기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국내에서 흥행을 통해 검증된 IP라는 안정성에 더해, 일본 시장에 맞게 현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장르와 소재의 폭이 넓어 현지 문화에 맞춘 변주가 가능하다. 앞으로 또 어떤 한국 드라마가 일본 시청자들의 정서에 맞게 새롭게 탄생할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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