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으로만 준비하지 않는다…더 똑똑해진 국가대표의 AG 준비법

사진=한국스포츠과학원 제공
사진=한국스포츠과학원 제공

 메달 색을 가르는 건 단 한 발, 단 한 점, 단 0.01초다. 결국 승부는 미세한 차이에서 갈린다. 국가대표 훈련이 더 정교해진 이유다. 이젠 뇌파와 멘털을 분석하고, 첨단 장비로 보이지 않는 움직임은 물론 ​낯선 경기장까지 들여다본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을 앞둔 선수들이 과학기술을 훈련에 접목하며 ‘보이지 않는 1%’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격이다. 사격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은메달 각각 3개씩 획득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 과정엔 첨단 스포츠과학이 숨어있다. 근적외선 분광법(fNIRS) 활용도 그중 하나다. 뇌의 산소화와 혈류 변화를 살펴 집중력이 흔들리거나 인지적 부담이 커지는 순간을 파악한다. 시사(예행 사격)와 본사(실전 사격)에서 뇌 활성 패턴이 어떻게 다른지 분석했고, 시뮬레이션 훈련과 심상 프로그램을 통해 이 격차를 줄였다.  

 

 ‘낯선 경기장’이라는 변수도 지웠다. 한국스포츠과학원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의 시설을 찾아 전경부터 사로와 입장 동선을 모두 담은 VR 영상을 만들었다. 선수 대부분 이 경기장이 처음이었으나, 현장에 도착했을 땐 VR 덕분에 익숙해져 ‘국내서 시합하는 것 같다’는 후기를 남겼다.

 

 기술의 활용 범위는 더 넓어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2·3차원 총구 진동 분석과 자세 추정 기반 폴트 분석으로 선수별 정밀 진단을 지원하고, 3차원 스캐너로 선수 개인별 맞춤형 총기 구성품을 제작했다. 오예진은 “실사랑 이미지트레이닝 때 뇌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면서 훈련했었다. VR도 도움이 많이 됐다. 덕분에 화장실 위치까지 알고 있었다”고 웃은 뒤 “이번에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최근엔 오차를 줄이기 위해 스윙 동작의 궤적도 과학원 선생님들이 봐주셨다”고 설명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한국의 대표 효자 종목, 양궁은 일찌감치 첨단 스포츠로 진화했다. ‘키다리 아저씨’ 현대차그룹의 기술 지원 효과가 한몫했다. 자동차 개발에 쓰이는 엔지니어링 기술을 양궁 장비에 접목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제작한 3D 맞춤형 그립과 양궁화가 대표적이다. 실제 선수들의 만족도도 높았다는 후문이다.

 

 장비뿐 아니라 훈련 환경에도 과학을 더한다. 대표팀은 지난 7월 진천선수촌에서 이번 대회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양궁장을 만들어 파이널 리허설을 치렀다. 사대와 타깃 배치는 물론 일본어·영어 장내 아나운싱과 관중 소음까지 특수 스피커로 재현해 선수들이 대회 변수를 미리 경험하도록 했다.

 

 과학기술은 선수 관리로도 확장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팀코리아 케어 프로젝트를 통해 의·과학 지원을 고도화했다. 체육회 메디컬센터 인력을 종목별 정·부 전담으로 지정하고, 부상 발생 시 MRI 등을 활용해 신속한 진단과 치료·회복을 돕는다. ​한국스포츠과학원과 협업한 선수 토털 케어도 운영 중이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큰 틀에선 상시 지원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경기력 분석, 주기별 몸 상태 체크 등을 더 고도화해 지원하고 있다. 메디컬센터에서도 심리 상담 등을 강화해 밀착 지원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긴장감 속에서도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