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척수증, 목디스크와 달라… "손저림·보행장애까지 있다면 주의"

손이 저리거나 팔에 힘이 빠지면 흔히 목디스크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손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젓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 같은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진 데다 걸음걸이까지 달라졌다면 단순한 목디스크가 아닌 경추척수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경추척수증은 목 부위의 척수가 압박되면서 신경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뼈와 인대가 두꺼워져 척수가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으며, 후종인대골화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중년 이후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단순한 목 통증이나 손 저림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척수는 뇌와 팔·다리를 연결하는 신경 신호가 지나가는 통로이기 때문에 압박이 심해지면 손뿐 아니라 다리의 움직임과 균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바른세상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배장호 원장에 따르면 대표적인 경추척수증 증상은 손의 미세운동 기능 저하다. 그는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가 서툴러지고 셔츠 단추를 채우거나 작은 물건을 다루기 어려워질 수 있다.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양손이 저리고 둔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질환이 진행되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뻣뻣해지고, 걸을 때 중심을 잡기 어렵거나 휘청거리는 보행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디스크와 경추척수증은 손이나 팔의 저림이 나타날 수 있어 혼동하기 쉽지만 압박되는 신경 부위에 차이가 있다. 목디스크는 주로 돌출되거나 탈출한 추간판이 주변 신경근을 압박해 목에서 어깨, 팔,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통증과 저림을 일으킨다.

 

반면 경추척수증은 개별 신경근이 아닌 척수 자체가 압박되는 상태다. 손의 섬세한 움직임이 둔해지고 양손이 함께 불편해질 수 있으며, 진행되면 다리까지 영향을 받아 보행이나 균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경추척수증은 일상 속 작은 변화로 시작될 수 있다.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가 전보다 서툴러지고 단추를 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식이다. 여기에 다리가 뻣뻣하거나 걸을 때 휘청거리는 증상까지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나 손목질환으로 넘기지 않아야 한다.

배장호 원장은 "진단은 손의 기능과 근력, 감각, 반사, 보행 상태 등 신경학적 검사를 종합해 이뤄진다"며 "필요에 따라 X-ray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하고, 척수의 압박 위치와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MRI 검사가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추척수증 치료는 척수 기능 저하 정도와 증상의 진행 여부를 고려해 결정한다. 증상이 경미하고 안정적이라면 상태에 따라 경과 관찰이나 보존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손 기능이나 근력이 계속 떨어지거나 보행장애 등 척수 기능 이상이 뚜렷해진다면 신경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며 "수술 방법은 척수 압박의 위치와 범위, 경추 정렬 및 불안정성 여부,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척수가 장기간 압박되면 신경 기능 회복이 제한될 수 있어 기능 저하가 진행되는 경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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