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야구 등 구기종목과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 종목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아시안게임(AG)에 새 바람이 분다. 작은 화면 속에서 승부를 벌이는가 하면 벽을 오르고 케이지 안에서 격돌한다. 시대 흐름에 맞춰 종목의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중심에 e스포츠가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첫선을 보인 e스포츠는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선 11개 종목으로 몸집을 키웠다. 대전격투(스트리트 파이터6, 철권8 등), 포켓몬 유나이트, 아너 오브 킹즈,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제5인격, 그란 투리스모7, 이풋볼 시리즈, 뿌요뿌요 챔피언스, 모바일 레전드: 뱅뱅과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등이다.
자연스레 선수단 규모도 커졌다. 한국의 경우 항저우엔 선수단 19명을 파견했지만 이번엔 44명이 나선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항저우서 중국에 이어 종합 2위(금 2·은 1·동 1)에 오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9개 종목에 출전, 전 종목 입상과 금메달 5개를 목표로 삼았다.
핵심 자원은 역시 ‘페이커’ 이상혁(T1)이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단 그는 3번째 AG에 출격한다. 그는 지난달 25일 진행된 e스포츠 대한민국 국가대표 출정식서 “AG는 게임을 좋아하는 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함께 보는 대회인 만큼 국가적 자부심을 안겨드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더 큰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포츠클라이밍도 빼놓을 수 없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대회에서 세 번째 AG를 맞이한다. 총 3개 세부 종목으로 나뉜다. 스피드는 15m 높이의 인공 암벽을 누가 가장 빠르게 오르는지를 겨룬다. 볼더링은 4.5m의 암벽에서 얼마나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지를 본다. 리드는 15m 높이의 인공 암벽을 제한시간 6분 안에 최대한 높이 오르는 종목이다. 종목에 따라 힘과 균형감각, 유연성부터 루트 분석 능력까지 다양한 역량을 요구한다는 점이 스포츠클라이밍의 매력이다. 한국은 리드 세계랭킹 1위 서채현(서울시청)을 필두로 남녀 10명의 선수가 출격한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종합격투기(MMA)에도 시선이 쏠린다. MMA는 전통과 현대로 나뉜다. 전통 MMA는 도복을 입고 도복을 활용한 메치기와 서브미션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반면 현대 MMA는 파이트 쇼츠(경기용 반바지)와 래시가드를 착용한다. 경기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프로 MMA와 달리 케이지가 아닌 개방된 매트 위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특징이다.
MMA 강국인 한국은 최소 3개 이상의 메달을 노린다. 남자 4개, 여자 2개 등 총 6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윤태영(남자 77㎏ 전통)과 이보미(여자 54㎏ 현대), 최은석(남자 71㎏ 현대) 등에게 최소 동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AG가 새로운 종목을 꾸준히 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라진 스포츠 팬층이 자리하고 있다.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과 소비하는 콘텐츠가 달라지면서 국제종합대회 역시 새로운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는 일이 중요해졌다. 올림픽도 비슷한 흐름이다.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종목을 잇달아 도입하며 전통 종목 중심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 스포츠 관계자는 “젊은 층을 끌어들이지 못하면 대회의 존속이 어려울 수 있다”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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