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의 주무기 ‘3점슛’이 녹슬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8경기 내내 단 한 번도 성공률 30%를 넘지 못했다. 한때 ‘KOR든스테이트(KOREA+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외곽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직전 경기만 해도 답답함이 짙었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윈도우4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85-72로 승리했다. 3점슛은 26차례 시도해 7개(26.9%)를 넣는 데 그쳤다.
비단 한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3점슛 성공률은 마줄스 감독 부임 후 8경기 동안 24.6%에 불과하다. 슛 감각이 가장 좋았던 광복절 한일전조차 30%(29.2%)를 넘지 못했을 정도다.
주요 외곽 자원인 이현중(33.3%), 유기상(30.6%), 이정현(23.5%) 등 역시 기대만큼 폭발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컵서 48.6%의 고감도 외곽슛을 뽐냈던 전문 슈터 유기상은 마줄스 체제 월드컵 예선에서만 26.5%까지 떨어졌다.
한국은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한 높이를 열정적인 에너지 레벨과 외곽포로 상쇄하며 국제무대에서 경쟁해왔다. 전임 안준호 감독이 이끈 2025 FIBA 아시아컵에서 3점슛 성공률 32.3%를 써낸 게 대표적이다. 이 대회 레바논전에선 38개 가운데 무려 22개(57.9%)를 꽂았다.
전희철 임시감독 체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외곽의 힘을 앞세워 아시아의 강호 중국을 연달아 제압했다. 지난해 막바지 월드컵 예선 2연전서 써낸 3점슛 성공률은 46.3%다. 매번 주인공은 바뀌어도 외곽의 힘은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이 돋보였다. 당시 베이징 원정에서는 이현중이 9개, 원주에선 이정현이 6개를 터뜨렸다.
바통을 이어받은 후임 사령탑에겐 예민한 지점일 터.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마친 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난 마줄스 감독은 “오픈샷을 계속 만들어냈지만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긴 이동에 따른 체력 저하와 슛 감각을 원인으로 짚으며 “슛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훨씬 효율적인 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수들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대표팀 주축 이현중은 “리바운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다 보니 선수들이 급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자연스레 슛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좋은 찬스를 골라 던지는 판단도 흐려졌다는 의미다.
주저할 수는 없다. 이현중은 “안 들어갈수록 더 자신 있게 쏴야 한다. 안 쏘면 아무것도 안 된다”며 “찬스가 나면 계속 던지고 동료를 살려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겼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반성해야 할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농구의 승리 공식 한 축이었던 외곽포가 다시 위력을 찾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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