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중풍’으로 불리는 망막혈관폐쇄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망막혈관폐쇄 진료 환자는 2020년 7만 1066명에서 2024년 8만 5980명으로 4년 사이 약 21% 증가했다.
망막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감지해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며, 망막혈관을 통해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이 혈관이 막혀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망막에 출혈이나 부종, 허혈이 발생하면서 시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망막혈관폐쇄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한쪽 눈의 갑작스러운 시력저하다. 시야 전체가 흐릿해지거나 일부가 가려지고, 눈앞에 벌레나 먼지가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과 물체가 휘어 보이는 변형시를 경험할 수도 있다.
대부분 통증이나 충혈을 동반하지 않아 이상을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망막혈관폐쇄는 막힌 혈관에 따라 크게 망막동맥폐쇄와 망막정맥폐쇄로 구분하며, 폐쇄된 위치에 따라 각각 중심폐쇄와 분지폐쇄로 나뉜다.
망막동맥폐쇄는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맥이 막히는 질환이다. 중심망막동맥이 막히면 한쪽 눈의 시력이 갑작스럽고 심하게 떨어질 수 있다. 혈액 공급이 중단된 상태가 길어질수록 영구적인 망막 손상이 진행될 수 있어 응급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과도 연관될 수 있으므로 안과 진료와 함께 전신 혈관 상태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반면 망막정맥폐쇄는 망막을 순환한 혈액을 내보내는 정맥이 막히면서 혈액이 정체되고 망막출혈과 부종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시력에 중요한 황반부에 부종이 생기면 중심시력이 떨어지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일 수 있다.
망막혈관폐쇄의 주요 위험요인으로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동맥경화 등이 꼽힌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혈관벽을 손상시키고 혈액순환에 영향을 미쳐 망막혈관이 막힐 가능성을 높인다. 흡연과 비만, 심혈관질환 역시 눈의 미세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망막혈관폐쇄가 의심되면 안저검사를 통해 망막혈관의 상태와 출혈 여부를 확인한다. 빛간섭단층촬영(OCT)은 황반부종과 망막의 구조적 변화를 파악하는 데 활용하며, 형광안저혈관조영술을 통해 혈관이 막힌 위치와 혈류 상태, 혈관 누출 및 망막 허혈 범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치료 방법은 폐쇄된 혈관의 종류와 위치, 망막 손상 정도에 따라 결정한다. 망막동맥폐쇄는 신속한 응급 평가가 우선이며, 망막정맥폐쇄로 황반부종이 발생한 경우에는 유리체강 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망막 허혈의 범위와 신생혈관 발생 여부에 따라 레이저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김명애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원장은 “망막혈관폐쇄는 초기 치료를 받았다고 관리가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경과 관찰 중 황반부종이 지속되거나 신생혈관, 안압 상승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안내한 주기에 맞춰 추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이 있다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꾸준히 관리하고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망막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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