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도 경기장도 흩어졌다… ‘분산형 AG’를 소개합니다

사진=AG 공식 SNS 캡처
사진=AG 공식 SNS 캡처

 마을처럼 옹기종기 모였던 선수촌은 없다. 대신 크루즈가 뜨고 컨테이너가 들어섰다. 경기장도 한 지역에 모이지 않는다. ​아이치현을 넘어 도쿄와 오사카, 시즈오카로 경기장이 흩어졌다. 평소와는 다른 독특한 풍경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에서 펼쳐진다.

 

 이번 AG의 가장 낯선 풍경은 선수촌에서 시작된다. 아파트형 선수촌 대신 크루즈선과 컨테이너가 등장했다. 최대 4000명을 수용하는 초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는 나고야항 긴조 부두에 정박한다. 양궁, 3×3 농구, 남자축구, 체조, 유도, 조정, 럭비, 테니스, 역도, 레슬링 등 나고야항 주변 경기장을 이용하는 20개 종목 선수가 사용한다.

 

 AG 최초로 등장한 크루즈 선수촌은 외관부터 남다르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선수촌 못지않은 생활공간이 펼쳐진다. 객실은 호텔처럼 꾸며졌고 체력단련장, 수영장, 식당까지 모두 갖췄다. ​백미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테라스다. 일부 객실에서는 창밖으로 나고야항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나고야항 가든 부두엔 컨테이너 하우스도 300채 가까이 설치돼 약 2000명을 수용한다. 목조로 지어진 숙소는 컴팩트하면서도 안락한 공간을 갖췄다. 침대는 한층 높여 휠체어 이용 선수도 오가기 편하도록 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재해 시 피난 시설이나 이벤트 숙박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외에 육상, 사격, 야구 등은 경기장과 가까운 호텔을 이용한다.

사진=신화/뉴시스
사진=신화/뉴시스

 경기장도 한 곳에 모으지 않았다. 이번 AG는 53개 경기장을 활용한다. 도쿄에서는 수영, 기후에서는 하키가 열리는 등 ​경기장이 지역별로 흩어졌다. 기존 시설 활용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물론 필요한 시설은 손봤다. 이번 대회 메인 경기장으로 선정된 나고야의 파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은 대대적인 재정비를 통해 새로 단장했다.

 

 일본이 이런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비용’이 있다. 거대한 선수촌과 경기장을 새로 짓는 방식은 막대한 비용이 든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건설비와 인건비까지 크게 뛰었다. 이에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1020억엔의 비용을 절감했다.

 

 다만 분산형 구조는 각국 체육회의 선수단 운영과 관리 난도를 높인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경기장과 숙소가 분산돼 있어 지원하는 게 열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다”면서 “집같이 편안하게 준비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훌륭히 치르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직위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이번 AG 참가 인원은 예상치인 1만5000명을 넘어 1만7000명 규모로 불어났다. 통합 선수촌이 없는 분산형 구조에서는 늘어난 인원을 추가로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대회조직위원회는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면, 추가 등록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직 최종 참가자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늘어난 인원을 어떻게 수용할지는 남은 과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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