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의 질주, 삼성은 안주하지 않는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KS)가 다소 짧게 끝났다. 지난달 28~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 1~2위 맞대결. 뻥 뚫린 하늘로 인해 한 경기(29일)만 진행됐다. 삼성으로선 일단 1차 목표는 달성했다. 해당 경기서 4-2 승리를 거두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 68승3무44패를 기록, 7월31일 이후 처음으로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안착했다. 여전히 KT와의 거리는 0.5경기 차에 불과하지만 자신감을 가득 채웠다.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9승3패로 크게 앞선다.
1위 탈환, 중심에 크리스 페덱이 있었다. 해당 경기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피안타 1개에 볼넷 1개를 내주는 동안, 탈삼진은 7개 잡아냈다. 로건 앨런(KT·6이닝 5피안타 2실점)과의 에이스 대결서 우위를 점했다. 패스트볼이 위력적으로 꽂힌다. 기본적으로 150㎞대 묵직한 구위를 가진 데다 제구력 또한 날카롭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존 구석구석을 활용한다. 여기에 높은 타점과 뛰어난 디셉션(숨긴 동작)까지 더해지니 웬만해선 공략하기 쉽지 않다.
삼성의 시나리오가 제대로 연출되고 있다. 올 시즌 왕좌를 바라본다. 필요조건 중 하나는 강력한 원투펀치일 터. 노련한 아리엘 후라도와 호흡을 맞출 투수가 필요하다 판단했다. 당초 꺼내 든 맷 매닝 카드는 불발됐다. 부상으로 인해 KBO리그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한 채 이탈했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잭 오러클린이 잘 버텨줬지만 점차 지쳐가던 상황. 정규리그 1위를 넘어 KS서 중심을 잡아줄 자원을 찾아 나섰다. 결국 전반기를 마치고 페덱과 손을 잡았다.
새 활기를 불어넣는다. 페덱은 메이저리거 출신이다. 빅리그에서도 꽤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다만 두 차례 팔꿈치 수술 이후 주춤했고, 그 틈을 삼성이 노렸다. 페덱도 본인의 역할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우승을 하러 왔다”며 푸른색 정장을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성적표도 화려하다. 7월30일 대구 KIA전 난타를 당하기도 했으나(5이닝 6실점) 거기까지. 등판한 7경기 중 6경기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하며 포효했다.
서두르지 않는다. 페덱의 질주에도 삼성은 끊임없이 변수를 없애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스틴 보스와의 계약 연장이 대표적이다. 원래대로라면 8월29일까지가 계약 기간이었으나 2주 더 함께하기로 했다. 보스는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후라도를 대신해 합류했다. 이미 후라도가 퓨처스(2군)리그에 나서는 등 복귀 시동을 걸고 있지만, 혹시 모를 상황까지 대비해 안전장치를 걸어둔 것. 보스가 점점 적응하고 있다는 부분도 고려했을 듯하다. 삼성으로선 두 선수를 좀 더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늘어난 선택지만큼 전력이 더 탄탄해지는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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