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는 조금씩 답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낯선 자리서의 완전한 정착이다. 올 시즌부터 ‘3루수’ 포지션에서 움틀기 시작한 안재석(두산) 얘기다.
안재석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 2루타로 방망이를 예열한 뒤 5회 결승 투런포, 7회 쐐기 솔로포를 잇달아 쏘아 올렸다. 팀의 7-2 승전고를 이끈 단연 최고의 활약이었다.
최근 타격 흐름이 워낙 좋다. 직전 10경기서 타율 0.385는 물론, 12타점을 곁들였을 정도다. 시즌 타율도 0.266까지 끌어올렸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에게 기대했던 재능이 점차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루 뒤 같은 곳서 열리는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원형 두산 감독은 “어제 한 경기 잘했다고 끝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유는 수비다. 본래 유격수인 안재석은 올 시즌 사실상 붙박이 3루수로 변신했다. 지난겨울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정상급 유격수 박찬호가 합류하면서 내야 구도가 달라졌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서 벗어나 타격 장점을 더 살리는 효과도 기대해봄직했다. 문제는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는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안재석은 올 시즌 13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만 3차례 범했다.
김 감독은 “안재석은 지금 어떻게 보면 올해가 적응하는 시즌이고, 앞으로 두산의 주전 3루수로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며 “수비력이 좋은 선수라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결국 3루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전날 맹타에서 의미가 아예 없었다는 건 아니다 . 최근 수비 실수로 쌓였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경기였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한 경기로 모든 문제가 사라졌다고 보진 않았다.
사령탑에겐 신뢰의 영역이다. 김 감독은 “실책은 또 나올 수 있다. 경기에 계속 나가야 하는 선수라면 그때마다 인내해야 하고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어제 경기로 조금 해소됐을 수는 있지만 모든 게 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타격과 수비가 서로 영향을 주는, 어린 선수들 특유의 어려움도 짚었다. 김 감독은 “타격이 안 되면 수비에서 집중력을 잃고,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면 타석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두 가지를 모두 잘해야 하니 (어린 선수들에게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큰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국 필요한 것은 경험이다. 김 감독은 한 포지션에서 매년 100경기 안팎을 뛰는 시간을 몇 시즌은 거쳐야 비로소 몸에 익는다고 봤다. 인내심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그는 “(안)재석이는 포지션을 전향한 케이스다. 이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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