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아의 연예It수다] ‘오디세이’ 보고 싶은데 왜 못 봐?…특별관도 ‘73일’의 벽

영화 오디세이를 아이맥스(IMAX)로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일명 용아맥은 새벽과 심야 회차까지 매진 행렬이다. 2만 원 안팎의 입장권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몇 배의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극장은 결국 1인당 예매 수량을 4장으로 제한했다. 관객의 기증폭발적인 수요를 증명하는 풍경이다.

 

3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봉한 오디세이의 누적 관객 수는 847만 명을 넘어섰다. 개봉 4주 차에도 박스오피스 정상이다. 이 중 아이맥스 관객만 80만 명으로 전체의 10.5%에 달한다. 올해 개봉작 중 단연 독보적인 수치다.

 

오디세이는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 분량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특유의 대형 화면 연출과 사운드를 제대로 즐기려는 관객이 특별관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특히 1.43대1 화면비를 구현하는 용아맥은 국내에서 촬영본의 화면을 가장 온전히 볼 수 있는 상영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흥행세가 이어져도 오디세이를 아이맥스관에서 계속 보긴 어렵다. 스크린쿼터 때문이다.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영화관은 한국영화를 연간 상영일 수의 5분의 1 이상 상영해야 한다. 365일 운영할 경우 최소 73일이다. 아이맥스와 4DX 등 특별관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영화 상영일로 인정받으려면 해당 상영관의 하루 전체 회차를 한국영화로 편성해야 한다.

 

30일 기준 용아맥의 한국영화 상영일은 35일. 올해가 가기 전 38일을 더 채워야 한다. 듄: 파트 3, ‘어벤져스: 둠스데이 등 연말 대작 외화 줄개봉까지 감안하면, 극장이 원해도 오디세이 상영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관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관람하지 못하는 현행 제도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크린쿼터의 취지를 부정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할리우드 대작의 자본력과 배급력 속에서 한국영화의 상영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특별관 규제를 풀면 외화 독점이 심화해 한국영화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타당하다. 실제로 올해 호프, 군체, 휴민트 같은 한국영화가 아이맥스로 상영되며 관객을 만났다.

 

문제는 현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적용 방식이다. 영화 관람 환경은 달라졌다. 이제 관객은 단순히 어떤 영화를 볼지만 고르지 않는다. 아이맥스, 4DX, 돌비시네마 등 어떤 포맷으로 볼지도 함께 선택한다. 특별관은 더 이상 일반관의 확장판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관람 상품에 가깝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는 일반관과 특별관에 동일한 잣대를 댄다. 과거 아이맥스 포맷이 아닌 한국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가 쿼터를 채우기 위해 용아맥에 걸렸던 해프닝이 반복되는 이유다. 한국영화를 보호하려 만든 제도가 오히려 한국영화를 ‘쿼터 채우기용 카드’로 전락시키고 있다.

 

극장 관계자들에서는 각 상영관이 따로 스크린쿼터를 채우는 현행 방식 대신, 멀티플렉스 전체 상영관의 한국영화 상영 실적을 합산해 의무 일수를 계산하자는 대안이 나온다. 그러면 특별관은 시장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논리다.

 

물론 부작용 경계도 필요하다. 극장이 수익성 높은 외화에만 특별관을 내주고 한국영화를 일반관으로 밀어낼 수 있어서다. 특별관 내 한국영화 최소 상영 기준을 별도로 두는 식의 세심한 보완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오디세이 흥행은 지금 관객이 극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도 보여준다. 집에서는 얻기 힘든 화면과 사운드, 극장에서만 가능한 관람 경험에 관객은 여전히 돈과 시간을 쓴다. 스크린쿼터가 지키려는 한국영화의 상영 기회는 여전히 소중하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를 지키는 것과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오디세이를 더 틀게 해달라는 떼쓰기가 아니다. 한국영화 보호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달라진 관객의 선택권과 스크린 환경을 담아낼 수 있는 ‘스크린쿼터 2.0’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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