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부르면 동시에 돌아본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감독도 둘을 부르다 혀가 꼬인다. 함께한 2개월의 시간, 헷갈림조차 익숙해졌다.
가드 김선형(38)과 슈터 전성현(35)이 오랜만에 한솥밥을 먹는다. 비시즌 전성현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KT로 이적하면서 김선형과 다시 만났다. 둘은 송도중-송도고-중앙대 직속 선후배 사이다. 전성현은 “내가 중앙대 1학년 땐 멤버가 워낙 좋아서 형이랑 많이 못 뛰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같이 대표팀에 있었지만, 100%가 아니라 많이 못 맞춰봤다. 이번엔 함께 뛸 시간이 많을 테니 기대된다”면서 “이름이 비슷해서 모두 헷갈려 한다. 지난 연습경기 땐 감독님도 바꿔 부르시더라”고 웃었다.
김선형은 “중앙대 때 성현이는 조금 내성적이었던 것 같다. 근데 슛은 엄청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말이 많아졌다. 그래서 더 좋다.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친구”라며 “누군가 우리 둘 중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면 괜히 한 번 더 보게 된다. 정확히 발음해주셨으면 좋겠는데”라고 농담했다.
국가대표 출신 김선형, 전성현은 리그 탑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김선형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 전성현의 쏘면 들어가는 3점슛은 위력적이었다. 알고도 못 막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다만 최근 부침의 시간을 겪었다. 김선형은 KT로 이적한 지난 시즌 부상으로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전성현은 소노에서 뛰던 2023~2024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부상 여파가 길어져 출전 기회가 줄었다. 새 시즌 둘은 ‘명예회복’이라는 공통 목표를 위해 달린다. 선결 과제는 문경은 KT 감독과의 소통이다.
김선형은 문 감독과 함께 SK에서 우승을 합작한 바 있다. 그만큼 잘 알고 있을 터. 김선형은 문 감독의 스타일과 방향성에 대해 전성현에게 조언을 줬다. 김선형은 “감독님과 함께한 시간이 길어 잘 아는 만큼, 원하시는 부분에 대해 얘기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선수 시절 리그 최고의 슈터로 이름을 날렸다. 같은 포지션인 전성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는 지도자다. 전성현은 “슈터라도 감이 안 좋은 날이 있고, 또 초반에 안 들어가도 이후 연속으로 3개를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님들도 사람이다 보니 슛을 놓치면 벤치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며 “문 감독님께서 이런 고충을 잘 알고 계시니 많이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KT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문 감독의 지도 아래 둘은 차근차근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많은 말이 필요하진 않다. 김선형은 “장점을 잘 알고 있어서 몇 마디 안 해도 원하는 포인트들을 서로 느낀다. 덕분에 수월한 부분이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지난 시즌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마음을 간직하고 이번 비시즌 좀 더 혹독하게 준비했다. 비시즌이 길었다 보니 디테일하게 계획을 잡고 준비했다. 잘 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54경기에 더해 플레이오프까지 다 뛰고 싶다. 또 목표가 있다면 팬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경기장에 한 분이라도 더 오실 수 있도록 재밌는, 이기는 경기 보여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성현은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그만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최근 2~3년 중 이 시기에 가장 몸이 좋다”면서 “남들이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농구적으로 아직 자신 있다. 부상당하지 않으려고 관리에 힘쓰고 있다. 결국 성적이 중요하다. 그를 위해서 안 다치고 전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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