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야구, 그다음④] 야구만 보러간 거 맞나요?… 알찬 ‘3시간’을 팝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야구장 만한 피서지가 없어요.”

 

시원한 물줄기가 하늘을 가른다. 목청껏 응원가를 부르는 팬들 위로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길에 환호성이 쏟아진다. 우비를 챙겨 입은 팬도, 온몸으로 물을 맞으며 젖은 옷을 털어내는 팬도 표정은 한결같이 밝다. 이젠 피서지로 각광받는 서울 잠실야구장의 모습이다. 

 

야구장은 더 이상 야구만 즐기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부터 이색 먹거리가 즐비하다.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도 않는다. 어린이부터 청년, 장년, 노년층까지 한데 어우러지는 복합 여가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이유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서울 잠실야구장의 열기는 숫자로 증명된다. 26일 현재 LG와 두산의 홈 누적 관중은 각각 132만6067명, 116만1274명이다. 합치면 무려 248만7341명에 달한다. KBO리그 전체 누적 관중(1002만4140명)의 ⅕ 이상이 이곳으로 모였다.

 

대표적인 행사가 LG의 ‘2026 서머 홀릭(Summer Holic)’이다. 무더위 속에서 팬들이 시원하게 야구를 즐기도록 기획했다. 1루 내야석과 1·3루 외야석에 ‘워터존’을 조성해 대형 물줄기를 쏘아 올린다. 25일 잠실 NC전을 관람하러 남편과 함께 온 최지혜(38) 씨는 “‘준비하시고 쏘세요’라는 멘트와 함께 물줄기가 터질 때 쾌감이 엄청나다”며 “습한 날씨 탓에 꿉꿉했는데 더위가 싹 날아간다. 유명 워터파크가 부럽지 않다. 내 인생 최고의 피서지”라고 엄치를 치켜세웠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잠실야구장 뿐만이 아니다. 각 구장이 저마다의 색깔을 담은 이색 행사로 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KIA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티니핑, 쿠로미 등 인기 캐릭터와 협업해 대형 테마파크를 형성했고, KT는 경기 종료 후 인기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미니 콘서트 ‘위즈 라이브(Wiz Live)’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 외적인 즐길 거리도 다채로워졌다. 공수 교대 시간은 더 이상 지루한 대기 시간이 아니다. 전광판을 활용한 참여형 콘텐츠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치어리더를 따라 하는 댄스 타임부터 게릴라 퀴즈, 경품 추첨까지 팬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풍성한 먹거리 역시 야구장 방문의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다. 경기장 전체가 맛집 거리나 다름없다. 지역 유명 업체로 가득하다. 외부에서 음식을 사 들고 야구장을 가던 시대를 지나, 오직 야구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차별화된 시그니처 메뉴가 팬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연승현(27) 씨는 잠실야구장의 인기 메뉴 원샷 크림새우를 한 손에 들고 “맛있는 음식들이 많아 야구장 올 때마다 행복한 고민을 한다”며 “맛있는 음식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들여 응원하는 것 자체가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말했다.

 

야구장 문턱을 낮추는 디지털 플랫폼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자리어때’가 대표적이다. 전국 야구장의 좌석별 실제 시야 사진을 무료로 제공한다. 팬들은 경기장에 가기 전 좌석 단차, 무릎 간격, 테이블 길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선예매 좌석 현황은 물론 구장 내 먹거리 매장, 편의시설, 주차 정보까지 상세히 안내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제 야구장은 즐길거리가 가득한 여가 공간으로 자리잡았다”며 “팬들의 체류 시간이 늘어난 만큼 단순한 관람을 넘어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구단들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전했다. 



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