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야구, 그다음③] 1000만 불러 모았는데… 모두에게 ‘안전한’ 야구장 맞습니까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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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야구, 모두가 함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리그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다짐한 핵심 과제다. 성급하지 않되 본질을 잃지 않는 전진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장의 실상은 거리감이 있다. 안전과 관람 접근성의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1000만 관중 시대의 그늘은 짙다. 올 여름 전국을 뒤덮은 기록적인 폭염이 야구장을 기습했다. 폭염 경보 속에서 경기를 보던 관중들이 쓰러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경기 취소와 경기 시작 시간 변경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관중 안전이 야구장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순간이다. 이에 KBO와 각 구단은 온열질환자 발생 현황과 현장 의견을 종합해 폭염 관련 가이드라인 정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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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보다 더 견고한 장벽도 존재한다. 바로 장애인 관람객의 접근성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야구장 장애인석 비율은 전체 좌석의 0.57%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정한 최소 기준(전체 좌석의 1% 이상)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집계된 현황을 살펴보면 실상은 더 열악하다. 수도권 한 구단의 홈경기장 관중석 2만3000석 중 장애인석이 단 14석(0.1%)에 불과하다. 이곳뿐만 아니라 대다수 구장이 1% 미만의 장애인석을 보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은 2000석 이상 관람장에는 전체 좌석의 1% 이상, 또는 20석 이상의 장애인석을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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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동반자와 함께 경기를 즐기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 구장에 동반자 전용 지정석이 따로 없다. 장애인석 옆에 보조의자를 놓아줄 뿐이다. 이마저도 동반자가 안내소에서 직접 받아 장애인석까지 들고 이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장애인석이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야구장을 찾은 A씨는 “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동반자와 함께 앉기도 힘들어 예매 시도조차 못 하고 포기할 때가 많다”며 “어렵게 자리를 잡아서 가도 문제다. 장애인석이 주로 뒤쪽에 배치돼 관중들이 일어나기라도 하면 시야가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이동의 제약은 관람 내내 이어진다. 화장실이나 F&B 매장으로 가는 동선이 복잡하다 보니 움직임이 제약된다. 엘리베이터 접근성도 떨어져 물 한 잔 사 먹는 일조차 커다란 모험이다. 야구장이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지만, 정작 장애인 편의시설은 수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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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장애인법(ADA)에 따라 장애인석 설치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전 구역 장애인석 분산 배치, 휠체어석 시야 확보, 끊김 없는 이동 경로 확보 등을 의무화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물론 KBO와 각 구단들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용 중계 음성 서비스 확대, 휠체어 관람석 증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 등 편의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관람객들의 관람 장벽을 허물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장의 체감 속도는 더디다. 동반자 전용 지정석 확보 및 이동 동선 확보 등 실질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박상후 기자 psh6554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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