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N차 관람 이유? 700만 움직인 ‘명대사 열전’

오디세이의 흥행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디세이는 19만 5895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765만 6205명이다. 개봉 19일째 7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올해 최장기간 예매율 1위 기록까지 세운 가운데, 작품 속 명대사들도 관객들의 공감을 얻으며 N차 관람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한 번 보고 지나쳤던 대사도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모두 지켜본 뒤에는 의미가 달라진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으로 출발해 수많은 선택과 실패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그의 생각과 감정 역시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가장 갈망하는 것은 가질 수 없는 것이고, 가장 가질 수 없는 것은 이미 가졌다가 잃어버린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노래를 듣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대사다.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이타카로 돌아가려는 그의 간절함이 담겼다.

 

이미 가졌던 것을 잃은 사람의 상실과 결핍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했다.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돌아보는 오디세우스의 모습과도 맞물린다. 오랜 여정 끝에 그가 진정으로 되찾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람에게서 신을 찾지 마라, 결국 실망하게 될 테니”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는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완벽한 인물은 아니다.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실수하며 그 결과로 상실과 고통을 겪는다.

 

이 대사는 그런 오디세우스를 영웅이 아닌 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한다. 사람에게 신과 같은 완벽함을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한계를 깨달은 오디세우스의 고백처럼 들린다.

 

◆“인간의 본성은 밑바닥에서 가장 잘 보이죠”

 

오랜 여정 끝에 이타카로 돌아온 오디세우스가 걸인으로 변장한 뒤 건네는 말이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 아니라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의 모습으로 구혼자들 앞에 선 그는 자신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를 지켜본다. 권력과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가장 낮은 위치에 놓인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본성이 드러난다는 의미다.

 

걸인으로 변장한 오디세우스를 함부로 대하는 구혼자들의 모습은 이후 그가 복수를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

 

◆“싸우지 말고, 통제하려 하지 말고 살아남아. 믿음을 갖고, 자신을 던지라고”

 

로투스를 먹고 기억을 잃은 오디세우스가 칼립소의 섬에서 7년을 보낸 뒤 다시 길을 떠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판자로 엮은 배에 몸을 싣는 그에게 칼립소가 건네는 조언이다.

 

수많은 역경을 자신의 힘으로 돌파해온 오디세우스에게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지 말라는 말은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끝까지 싸우는 것만이 살아남는 방법은 아니며, 때로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도 담겼다.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나그네를 대접하라, 변장한 신일 수도 있으니”

 

텔레마코스가 말하는 이 대사는 작품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제우스의 법’과 맞닿아 있다.

 

초라한 행색의 낯선 사람이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방식대로 상대를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걸인으로 변장한 오디세우스를 대하는 구혼자들의 태도와도 대비된다.

 

결국 상대의 신분이나 힘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영화가 여러 장면을 통해 반복해서 보여주는 ‘환대’의 의미도 이 대사에 담겨 있다.

 

오디세이의 명대사는 오디세우스의 귀향길을 따라가며 더욱 선명해진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으려는 갈망에서 시작해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사람의 본성을 확인하며, 끝내 삶과 타인을 대하는 태도까지 바라보게 한다.

 

거대한 모험과 스펙터클을 즐겼다면 두 번째 관람에서는 대사에 귀를 기울여볼 만하다. 알고 들으면 조금 다르게 들리는 이 문장들이 오디세이를 다시 찾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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